`남의 일 아니다` 해군 아들 둔 부모들 노심초사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해군 함정이 침몰해 장병 40여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7일 아들을 해군에 보낸 부모들은 자식 걱정에 언론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노심초사했다.

상당수 부모는 TV 채널을 돌려보며 시시각각 바뀌는 뉴스에 눈과 귀를 고정해놓은 채 안절부절못하다가 군에서 복무 중인 아들로부터 “걱정말라”는 전화가 걸려오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병인 아들이 사고 부대인 해군 2함대에 복무한다는 김한욱(55)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내 아이가 타지는 않았지만, 아들과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이 사고를 당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해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는 누구나 걱정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함정을 탈 때마다 사고 생각도 나고 예전보다 불안해하지 않겠는가”라고 걱정했다.

둘째 아들이 해군에 입대해 제주도에 있다는 박현숙(53.여)씨도 “실종된 장병과 그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찡하다. 내 아들이라면 가슴이 찢어지고 통곡하고 싶을 정도다. 이번 사고가 해군에서 났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전했다.

제대를 10개월 남긴 아들이 인천 영종도의 해안경비부대에 행정병으로 있다는 권모(50.여)씨도 “이럴 때 아들 걱정이 되는 것은 부모로서는 똑같다. 사고 이후 아직 통화를 못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육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도 우려와 긴장을 떨치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주부 전모(49)씨는 “북한에서 도발했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이럴 때 비상이 걸리면 강원도 원통에 가서 아들을 빼내오고 싶은 심정이다. 아들에게 요새 전화가 없어 ‘그냥 별일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거지만 전화나 좀 했으면 좋겠다”고 불안해했다.

이날 오전에 강원도 화천 육군부대에 근무하는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서정희(53.자영업)씨는 “최전방에 있으니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남아있다”라며 “북한이 도발했다면 아들이 있는 곳도 비상이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아들 두 명을 모두 군에 보냈다는 이계훈(53)씨는 주말임에도 마포구의 집에서 TV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고가 나면 우리처럼 군대에 자식 보낸 사람들은 훨씬 더 불안하다. 빨리 사고 원인을 밝혀내 걱정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참사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