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중국에서 올해 설비 투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지난해까지 3세대(3G) 이동통신 투자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바클레이은행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유무선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무려 21%나 감소한 2620억위안(약 43조775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또 이동통신 설비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25%나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사업자 가운데 차이나유니콤의 설비 투자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유니콤은 지난해보다 무려 35%나 줄인 735억위안의 설비 투자를 책정했다고 최근 사업 계획을 통해 밝혔다. 차이나텔레콤도 유선망 투자는 280억위안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이동통신 투자 규모는 절반 가까이 낮춘 268억위안을 계획중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전체 설비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 정도 줄이는 대신, 3G 가입자 유치에는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올해 3G 가입자를 1000만명 이상 확보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으로 5억달러의 예산을 추가 책정했다.
최근까지 유무선 통신 설비 투자가 집중됐던 중국에서 올해 신규 투자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통신 장비 업계의 시름도 깊다. 에릭슨을 비롯, 노키아지멘스·알카텔루슨트·모토로라 등 해외 업체들은 물론이고 화웨이·ZTE 등 중국 내 토종 장비 업체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기지국용 칩을 공급하는 알테라·자일링스 등도 중국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바클레이는 중국 이동통신 설비 투자가 대폭 감소하더라도 전세계 장비 시장에 주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관측했다. 유선망 투자가 꾸준하고 미국이 3G 확대 및 4G 롱텀에볼루션(LTE) 신규 구축을 위해 올해 12% 가량 설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