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년 만에 임금 대폭 인상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010 임단협에서 남용 부회장(오른쪽)과 박준수 노동조합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010 임단협에서 남용 부회장(오른쪽)과 박준수 노동조합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LG전자 직원 임금이 3년 만에 대폭 인상된다. 지난 10일 노동조합이 올 임금 인상안을 회사 측에 백지 위임한데 대해 남용 부회장이 화끈한 선택으로 화답한 것이다.

LG전자는 28일 올해 직원들의 임금을 평균 7.5% 포인트(기본급)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인상된 임금안은 4월부터 적용되며, 3월분은 소급된다. 이 결정으로 LG전자는 1990년부터 21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면서 노사 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극단적인 대결이 아니라 상생 협력을 모색하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영진이 지난 3년 간 임금을 동결했던 직원 보상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성의를 많이 보였다”라는 게 중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팎에서도 도요타 사태, 이건희 회장 복귀 등 글로벌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률 7.5%는 뜻밖의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0년 간 글로벌 경제동향과 회사의 경영상황을 감안해 임금을 결정해 왔다. 남용 부회장이 이처럼 파격적인 7.5% 인상안을 결정한 것은 글로벌 경영 위기 당시 고통을 분담했던 직원에 대한 보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남용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은 한 층 탄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조합 측은 올해 LG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더욱 확고히 하고, 미래성장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

LG전자 노사는 이밖에 임단협에서 임직원 주택융자금을 1000만원 인상해 주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까지 주택임차 또는 매입을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각각 최대 1000만원, 3000만원까지 지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