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지난해 대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크게 늘리면서도 소외계층 등에 대한 기부금은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벌닷컴이 금융회사를 제외한 매출 상위 100대 상장사의 2009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7조2천409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은 2008년의 6조850억원보다 19%나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부금 총액은 전년의 1조675억원에서 8천424억원으로 21.1%나 줄었다.
특히 기부금 지출을 줄인 49개사 가운데 배당금도 축소한 기업은 10개사에 불과해 대부분 대기업이 배당금을 늘리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정도를 가늠하는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08년 4.6%에서 지난해 2.2%로 2.4%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배당금 총액이 1조1천119억원으로 전년보다 51.2%나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28.3% 줄어든 99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기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1천826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KT프리텔을 합병하면서 몸집이 크게 불어난 KT도 배당금은 무려 115%나 급증한 4천863억원에 달했지만, 기부금은 45.5%나 줄어든 344억원에 그쳤다. 삼성SDI, CJ제일제당, 한진중공업 역시 배당금은 2배 이상 늘렸지만, 기부금은 15%~36.8%나 줄었다.
반면 SK가스는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기부금은 21배가 늘어난 177억원에 달해 조사대상 기업 중 기부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SK C&C, 삼양사, 코오롱건설 등은 기부금이 10배 이상 늘어나 눈길을 끌었고,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롯데쇼핑의 기부금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기부금 지출액은 포스코가 1천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삼성전자(996억원), SK텔레콤(707억원), 현대차(56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