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LCD패널기술 판도도 바꾸나

아이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꾼 애플의 영향력이 LCD시장에서도 나타날 조짐이다.

이 회사가 내달 출시할 태플릿 PC 아이패드의 바람몰이 덕분이다.

29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아이패드용으로 300만장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2억4천만 달러에 공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 이미 지난해 5년간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아이패드용 LCD패널을 공급받기로 한 상태에서 전해진 이 소식은 LCD업계에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삼성과 LG 두 회사의 LCD패널은 구동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LCD패널은 액정 구동방식에 따라 TN(Twisted Nematic), VA(Vertical Alignment), IPS(In-Plane Switching) 등의 방식이 있다.

이 가운데 먼저 상용화된 TN은 구조가 단순하지만 시야각이 좁은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방식이 액정이 수평으로 배열되는 IPS와 수직으로 배열되는 VA다.

그간 삼성을 위시한 대부분의 일본, 대만업체들은 VA 방식을 채택해 TV시장을 중심으로 양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IPS 방식은 LG디스플레이와 일본 파나소닉계열의 IPS 알파 정도가 만들고 있다.

VA방식의 양적 우위가 결정적인 듯했던 LCD 기술판도를 애플이 일정 정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IPS 방식의 패널이 아이패드처럼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기기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IPS 방식의 패널은 스크린을 터치해도 번짐 현상이 없고 잔상이 없으며 측면, 상하의 시야각이 좋은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애플 역시 아이패드에 IPS 패널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애플에 패널을 공급한다면 그 패널은 IPS 방식 내지 기존의 VA와 달리, IPS의 장점을 흡수한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조만간 아이패드의 호적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휴렛패커드의 ’슬레이트’가 출시 준비 중이고 삼성전자 스스로도 태블릿 PC에의 도전을 검토 중이란 점은 LCD업계에 터치스크린에 적합한 패널을 준비하도록 하는 압력이 되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IPS의 장점을 흡수한 PLS(Plane to Line Switching) 방식의 패널을 개발해 올해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새로 등장하는 터치스크린의 시대에 IPS 방식이 더 우위인 것은 맞지만 거꾸로보면 삼성 등 VA 진영은 다양한 방식의 패널을 모두 생산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국내외에 전해진 애플에의 납품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고 IPS 방식의 패널 생산여부에 대해서는 “IPS 방식의 패널은 만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