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은행권을 포함해 올해 첫 금융자동화기기(ATM) 도입 사업에 착수했다.
앞으로 이어질 2000억원 규모 시중은행 ATM 수주전의 전초전 성격인데다 최저가 낙찰 방식이어서 업체 간 가격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최근 ‘2010년 우체국 금융자동화기기’ 도입 사업을 발주하고 29일 규격평가(BMT)에 들어갔다. 우본은 31일까지 사흘간 BMT를 실시한 후 이번 주 후반경 통과 업체 중에서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도입 규모는 총 367대, 예산은 약 78억원이다.
입찰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노틸러스효성, 청호컴넷, FKM, LG엔시스 주요 4개 ATM 업체가 모두 참여했다. 이 중 노틸러스효성과 LG엔시스는 업계 처음으로 일본에 의존하던 입출금 모듈을 자체 개발한 국산 ATM으로 응했다.
우본 입찰은 지난해 ATM 시장이 수요 감소로 한 차례 가격 폭락을 경험한 뒤에 이어지는 올해 첫 입찰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ATM 가격은 금융권의 최저가 입찰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대당 2000만원대 중반이었던 가격이 1000만원대 후반으로 급락한 바 있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국산ATM이 처음으로 이번 공개 경쟁입찰에 나서 국산 ATM 공급 여부와 가격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국산 ATM 개발 업체는 연구개발비를 감안해 2000만원대 초반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자 측인 금융권은 외산에 비해 비싼 국산 제품은 도입 효과가 적다며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현재 입찰 조건만 놓고 보면 국산 ATM업체가 공급권을 확보하더라도 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값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우본 입찰예산에서 ATM 대당 가격은 2150만원(부가세 포함) 수준이다. BMT 통과 후에는 기술점수에 상관없이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낙찰가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