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용량식 터치칩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냅틱스, 사이프레스, 아트멜, 멜파스 4개사 정도가 독점적으로 정전식 터치 칩을 모듈업체에 공급했다. 그러나 올 들어 신규업체들이 잇따라 터치칩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기존 자사 제품에 터치 기능을 일체화한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경쟁 환경이 치열해짐에 따라 정전식 터치칩의 판가 인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터치스크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개당 1달러 이상은 가던 정전식 칩 가격이 올들어 60센트 수준까지 급속 하락했다.
정전식 터치스크린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기존 업체들은 칩 공급 물량을 늘리고, 신규 업체까지 가세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파고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전식 터치칩시장 진출을 선언한 업체만 해도 그린칩, 코아리버, 세인정보통신, 마이크로칩,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 여럿이다. 그동안 애플에 독점적으로 칩을 공급해왔던 브로드컴도 올해 독점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삼성, LG 등 국내 세트업체로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체형 터치칩도 나오고 있다. 이미지스테크놀로지는 햅틱 구동칩에 터치칩 일원화시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부터 ‘햅틱+감압식’ 칩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해 ‘햅틱+정전식’ 일체형 칩을 내놓을 계획이다.
터치스크린패널 시장은 투명전극(ITO) 필름, 윈도우용 강화 유리, 구동칩(IC), 모듈 업체순으로 수익성이 높다. 다만 최근에는 모듈업체들이 ITO필름, 강화유리 등 핵심 소재를 내재화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멜파스, 시냅틱스 등 기존 선두 칩 업체들은 주문자생산방식(OEM)을 통한 터치스크린 모듈 생산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냅틱스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맞서면서까지 칩 단품 공급을 거절하기도 했다. 단품 칩 판매로는 향후 수익성 확보가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시냅틱스는 이 사건으로 삼성전자와 약 1년간 거래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거래를 시작했다. 멜파스도 모듈 공급을 고집하는 대표적 업체다.
최근 터치스크린 핵심 소재를 내재화하고 있는 디지텍시스템스 이환용 사장은 “정전식 터치칩만은 내재화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정전식 터치칩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성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시장 물량은 2억5000만대 수준이며, 올해는 3억3000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감압식 비중이 높았으나 올해는 정전식 터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멀티터치를 지원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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