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로봇, 의료시장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수술용로봇, 의료시장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수술이라고 하면 배를 큼지막하게 가르는 것만 떠올립니다. 저희 수술 로봇이 도입되면 사람들의 인식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자신합니다.”

 최승욱 래보 사장은 수술 로봇의 성공으로 병원의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리라 확신했다. 이 업체는 경기도 성남 소재 의료벤처기업. 두께 8㎜의 로봇팔로 수술을 진행하는 의료용 로봇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1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지식경제 R&D 성과전시회에 국산 수술로봇의 시술 장면도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미국은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수술 로봇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 발표로 수술용 로봇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장점이 알려지면서 병원들도 앞다퉈 수술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필두로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라는 미국 업체가 100% 독점하는 상황. 대당 40억원에 달해 구입 비용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최 사장은 2006년부터 로봇 분야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미쳤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멀었다’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다’라며 사람들이 비판합디다. 그런 소리를 들으니 더 하고 싶더군요.”

 그는 일단 우리나라 대학 여러 곳을 찾았다. 대학에서 관련 연구 기술을 이전받는 방안을 고려해서였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어 포기해야만 했다. 시선을 일본으로 돌렸으나 그곳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일본 대학 병원을 돌아다녔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기술 이전을 해줄 수 없다는 통보만 받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낙심하고 있던 그에게도 한 줄기 빛은 찾아왔다. 2007년 1월, 로봇 수술 분야 권위자인 미국 교수를 알게 된 것. 교수를 설득하는 데에만 꼬박 8개월이 걸렸다. 최 사장은 “처음엔 계속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기술력은 없을지언정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우리의 도전정신이 결국 그분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해 8월 최 사장은 회사를 정식으로 설립하고 엔지니어를 뽑아 미국으로 파견했다. 파견된 엔지니어들은 9개월간 밤낮 가리지 않고 기술을 배웠다. 과거 외국에 나가 반도체 기술을 배워온 선배들의 심정으로 임했다. 모 기업의 지원도 이들에겐 큰 힘이 됐다.

 “올 하반기부터 식약청 인증절차를 밟습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기술을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3년 내에 수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사장은 아직 정식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국내외 관련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그는 개인적으로 다른 분야에 도전 중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딴 그가 최근에는 의대에서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공학과 의학을 두루 섭렵하겠다는 열정이 그를 이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최승욱 사장은 “실력보다 의지가 중요하다”며 “기존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말을 전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