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가 선도하는 국가경쟁력

ICT가 선도하는 국가경쟁력

 세계는 과거 미국의 독주체제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의 양극화 시대, 이른바 G2 시대로 재편되고 있다.

 무역·자본 자유화와 민영화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 모델을 앞세운 미국과 권위주의 체제에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한 발전모델을 지향하는 중국 등 G2과 달리 우리나라는 어떤 전략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 하느냐는 시대적 물음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15세기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항해술과 함선의 발전, 개척정신으로 ‘대항해시대’를 열었고 수 백 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의 기반은 배와 항해술이었다.

 하지만 21세기 IT대항해시대의 기반은 정보화 전략과 인프라, 기술 및 서비스다.

 우리나라는 ‘사이버 바다’를 개척하는 정보통신기술(ICT)로 ‘IT 대항해시대’를 열어가면서 시대를 견인하는 등 한민족의 기상을 드높이고 있다.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는 디지털 한류의 새로운 물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지난 2007년부터 한국어 초청장을 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CES 흥행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UN 평가 세계 1위에 오른 전자정부를 비롯 반도체와 휴대폰, LCD, 와이브로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를 지배한 적이 있었던 가라고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우리에게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확실한 길이 있다. 바로 21세기 IT 대항해 시대의 디지털 로드다.

 우리나라가 지금 제일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동적인 국가 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에 대한 평가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 가치는 GDP에 대비, 지나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지난 2007년 기준으로 국민총소득(GNI)의 0.07%인 7억 달러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GNI 0.3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낮은 이유다.

 우리나라는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지난 해 12월 가입했다. DAC 가입하려면 GNI 0.2% 넘어야 한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국가 브랜드 가치는 6분의 1이다. 미국과 비교하면 GDP는 14분의 1, 국가 브랜드 가치는 26분의 1에 불과하다.

 과거 우리나라가 세계로부터의 수혜자였다면 이제 우리나라가 베풀어야 할 때가 왔다는 자성과 G20 정상회의에 참가해 지도국의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요구에 앞서 스스로 기여할 부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국가 위상에 걸맞게 국제 사회에 책임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은 경제·문화강국을 동시에 달성하는 길이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이 경제·문화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98년 이후 우리나라가 제공하는 개도국 정보화전문가 초청연수(KoIL· Korea IT Learning)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해까지 117개국 3189명이 우리나라 IT를 습득했다. 이들은 자국에서 ‘친한파’로 맹활약 중이다.

 개도국 정보접근센터(IAC· Information Access Center)도 총 22개 국가에 설치됐다.

 현지 주민의 정보활용 능력 제고를 통해 개도국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함은 물론 우리나라 IT 인프라 지원으로 우리나라 IT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전 세계 177만 9000여명이 정보접근센터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67개 국가에는 2896명의 인터넷청년봉사단(KIV· Korea Internet Volunteers)의 발자취가 깊게 남아 있다.

 중진 국가와의 IT협력으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확장 및 우리나라 IT 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IT협력센터(ITCC· IT Cooperation Center)

개설도 지속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쿠웨이트에 IT협력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이처럼 지구적, 시대적으로 우리나라의 ICT 글로벌 공헌을 요구하고 있다.디지털한류가 국가브랜드 제고에 앞장설 수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올리려면 우리가 가장 잘하는 IT 한류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적 우수성과 선도성을 인정받는 우리의 디지털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외국인이 좋아하고, 이용하도록 하는 ‘디지털 한류’가 국가브랜드 전략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ICT 외교 확대가 절실한 이유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가 ‘IT 대항해’ 선도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