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열림기술` 협력사에 100% 현금결제

대인배 `열림기술` 협력사에 100% 현금결제

 100여개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을 45일 이내에 100% 현금 지급. 협력업체들과 ‘야자타임’. 웬만한 대기업도 못하는 일을 한 중견기업이 앞서 실천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열림기술(대표 김희수)이다. 이 회사와 협력업체의 납품단가 조정은 재미있는 과정을 거친다. 협력업체와 협의해 단가를 정하고,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분기에 한 번씩 정기모임도 갖는다. 모임에서는 열림기술의 경영상태와 추진 중인 영업계획을 공개한다.

 경영상태와 영업계획 등을 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업체에 100%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팅이 끝나면 ‘호프타임’ ‘야자타임’과 같은 이벤트를 한다. 협력업체가 ‘갑’이 되고, 열림기술은 ‘을’의 입장이 된다.

 김희수 사장은 “지난 14년간 회사가 겪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보면 결국 중소기업이 내외부 고객과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하면 늘 외로움과 불안감을 갖게 된다”며 “동반자 관계는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열림기술은 협력사와 함께한 상생경영으로 31일 한국TSK·구산·포스코ICT·화인 등과 함께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수·위탁 거래 5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기청이 약정서 교부, 결제기일 준수, 지연이자·어음할인료 지급 여부, 발주 후 납품 거절, 부당검사, 제품개발 의뢰 후 발주 취소 등을 꼼꼼히 따져 선정한 결과다.

 열림기술은 심사 대상 3300여개 기업 중 대기업을 제치고 5개 우수기업에 뽑혔다. 100여개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45일 이내 100% 현금 지급하고 정부가 고시한 표준계약서로 협력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열림기술은 3년간 수·위탁 거래 실태조사를 면제받고 ‘아름다운 동행상’ 등 정부 포상기업으로 추천된다. 공공구매에 참여할 때는 선정 심사평가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다.

 열림기술은 중동 최대 방송사업자 ART와 인도의 SUN TV, 베트남 국영TV 등 해외 대형 방송사업자에 셋톱박스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50억원을 모두 해외에서 벌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00억원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