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3000만대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지난 2월에 밝힌 목표치를 무려 66%나 상향 조정한 것으로 세계 휴대폰 2위 업체임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처져 상처를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독자 운용체계(OS) ‘바다’를 탑재한 바다폰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판매목표 1800만대보다 66%가량 늘린 3000만대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휴대폰 시장에서는 노키아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했으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3%로 HTC에 이어 5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확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올해에도 낮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 이 순위가 고착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스마트폰업체로 도약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처럼 목표치를 수정했다. 내심 하반기 시황을 봐 목표치를 더 높이는 것도 염두에 뒀다. 공격적인 목표 설정에는 지난해 휴대폰 시장 침체에도 불구 휴대폰 빅5 중에서 가장 높은 연간 12%의 견고한 성장률을 달성한 자신감도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목표치는 시장조사기관들이 추정한 전체 스마트폰 시장규모 2억3000만대의 13% 수준이다. 지난해 팔린 애플 아이폰 2500만대보다 많다.
시장 확산을 주도할 모델은 바다폰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바다OS를 탑재한 바다폰을 1000만대 이상 판매할 방침이다. 바다폰 1000만대 판매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는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3000만대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휴대폰 3억대 판매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지난 MWC 2010에서 발표한 바다폰 ‘웨이브’를 세계 75개 국가, 100여개 사업자에 공급하는 협상을 모두 끝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바다폰 웨이브를 2분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 동시 출시한다.
삼성전자 모바일솔루션센터(MSC) 관계자는 “1000만대라는 수량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및 사업자들이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며 “하반기에는 30만원대를 비롯한 공짜 스마트폰도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보급형 풀터치폰인 ‘스타’와 ‘제트’에도 바다OS 일부 기능을 넣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300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을 미국에, 바다폰을 유럽과 동남아, 중남미, 남아프리카에 집중하는 지역별 타깃마케팅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49%, 애플 아이폰 27%, 블랙베리 27%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올해 목표치 66% 상향…강력 의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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