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2020 전자대국을 향하여 - 오래가는 힘 센 2차전지 `블루오션`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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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전지 미래 시장을 잡기 위한 기술 전쟁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세계 시장을 재패해 온 일본과 한국은 소형 2차전지에서 우세했을 뿐이다.

 소형 2차전지와는 비교가 안되는 고출력·고안전성·고압력의 대형 2차전지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 시장을 놓고선 일본과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등이 모두 주도권 레이스에 가세했다는 점이다.

 뛰어난 소재 특성을 가진 전지, 고출력이면서 온도 변화에 강한 전지, 저장성과 지속성이 강한 전지, 가격에서도 강점을 가진 전지를 먼저 개발해 내는 것이 미래 승자의 ‘절대 반지’일 수 밖에 없다. 경쟁국보다 한발 앞선 기술 확보와 제품화, 실증 실험이 연간 수 백억달러에 이를 전 세계 시장을 한 발 앞서 잡는 길이 된다.

 국내 2차전지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연구소 등엔 오늘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2차전지 국책 과제 수행과 기술개발 선도 연구기관을 자임하는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도 마찬가지다. 2차전지 강국의 미래를 향한 전진은 늘 ‘파워 온’ 상태다.

 ◇천연흑연 소재의 고출력화·장수명화 개발=현재 상용화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는 전기동력을 보조동력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량의 리튬 2차전지 필요성이 크지 않으나,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나 전기자동차(EV)는 일정거리 이상을 전기모터로만 주행하기 때문에 리튬 2차전지는 출력 특성뿐 아니라 고용량화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리튬 2차전지의 고출력·고용량화를 위한 전극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며,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 2차전지의 음극소재로 사용되는 하드카본이나 소프트카본의 용량으로는 한계가 있어, 고출력·고용량 특성을 갖는 음극소재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흑연계 음극소재는 하드카본이나 소프트카본에 비해 용량은 높으나 출력특성과 장기 수명특성을 만족시키지 못해 아직까지는 자동차용 리튬 2차전지의 음극소재로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천연흑연을 분쇄한 다음 조립화해 출력특성을 유지하면서 초기 충방전 효율이 높은 조립화 흑연소재를 개발했다. 미립자 흑연과 피치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 열처리한 조립화 소재는 미립자 흑연소재보다 입자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비표면적이 감소하게 돼 초기 충방전 효율은 높고 미립자 흑연의 용량과 출력 특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소재는 기존의 탄소소재에 비해 용량과 출력특성이 우수하고, 초기 충방전 효율도 높기 때문에 자동차용뿐만 아니라 전동공구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 향후 고출력 음극소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천연흑연의 수명이 길지 않은 단점은 표면개질을 통해 개선토록 했다. 천연흑연의 표면개질을 위해 화합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표면개질 효과로 인해 흑연 표면에 안정한 계면층을 형성해 특성을 개선했다. 장수명·고신뢰성 흑연 소재의 개발이 촉진되면 앞으로 자동차용이나 전력저장용 등 대용량 리튬 2차전지의 음극소재로 천연 흑연이 활용될 수 있다.

 ◇차세대 올리빈 양극소재 개발=리튬 2차전지에 사용되는 다양한 부품·소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 중에 하나는 에너지저장을 담당하는 양극 및 음극소재다. 이 중에서도 가격적인 면 등에서 양극소재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지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인산 결합을 갖고 있는 철계 및 망간계 인산화물(LiFePO4, LiMnPO4)이 차세대 양극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 대부분의 원천특허는 미국에서 확보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3차원 올리빈 구조를 갖고 있는 철계 및 망간계 인산화물을 개발하는데 있어 특히 양산화가 가능한 새로운 제조공정 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다. 철계 올리빈 양극소재는 현재 전체 양극소재 시장에서 5% 정도 수준으로 아직은 점유율이 낮다. 하지만 앞으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돼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동결구형화 건조공정을 도입, 1차입자가 50∼100㎚ 이하로 유지하면서도 2차입자가 구형을 이루고 있으며, 성능 구현을 위해 표면에 카본이 코팅된 형태의 구형화 철계 올리빈 양극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국내 특허 1건, 미국 특허 1건이 출원된 상태다.

 망간계 올리빈 양극소재는 기존 철계 대비 방전전압이 높아 보다 고에너지밀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다만, 철계 올리빈 양극소재에 비해 제조가 어려워 양산화에 제약이 많다. 나노 크기의 소재 합성이 가능한 수열합성법을 사용해 20∼50㎚ 두께를 갖는 판상형의 망간계 올리빈이 개발되고 있다.

 ◇표면처리를 통한 고용량 NCA(니켈-코발트-알루미나) 양극재의 열안정성 향상=NCA 소재는 높은 용량(190mAh/g 이상)과 뛰어난 출력 특성으로 현재 소형은 전동공구용, 친환경자동차는 HEV용 리튬 2차전지에 활용되고 있다. 파나소닉과 같은 일부 전지업체는 NCA를 양극재로 채택해 세계 최고 용량의 노트북PC용 전지 개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대형 분야에 적용하기에는 열 안정성 문제가 풀리지 않는 걸림돌이었다. 센터는 1단계 연구로 표면에 열적으로 안정한 코팅막을 수 나노 미터 두께로 형성시켜 열적 안정성을 높인 NCA를 개발해 냈다. 산화물을 코팅한 NCA 소재는 기존 고출력 특성보다 20% 가량 개선된 효과도 얻었다.

 ◇고안전 격리막(separator) 개발=기존 폴리에틸렌 격리막은 열적으로 취약한 특성을 가져 리튬 2차전지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격리막에 감마(Gamma)선을 쬐 분리막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연구가 가속화하고 있다. 감마선을 여러 가지 선량률로 인가한 다음 열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120℃에서 한 시간 방치한 다음 분리막의 수축률을 측정한 결과, 조사하는 선량률이 높아질수록 열수축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현재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격리막은 25% 정도의 수축률을 나타낸 반면, 감마선을 조사한 분리막은 5% 수준까지 수축률을 낮출 수 있어서 전지의 안전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다. 전지 실제 실험에서도 전지성능을 전혀 감쇄되지 않으면서 안정성은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