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갈현동에 있는 ‘선일이비지니스’. 1일 선일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인터넷 쇼핑몰 ‘예스선일(yessunil.com)’을 오프라인으로 그대로 옮겨온 ‘예스선일 매장’ 오픈식이다. 본관 2동에 위치한 매장은 교실 3분의2 면적으로 아담하지만 있어야 할 상품은 다 있다. 팬시용품·의류·도서 등 인터넷 몰에서 판매했던 상품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은평 지역 소상공인이 제작한 양초·양말 등을 판다.
선일이비즈니스가 인터넷 몰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 화제다. 선일은 지난 2007년 심플렉스인터넷과 ‘산학 협동 교육협약서’를 체결한 대표적인 ‘이비즈니스(e-business) 특성화 고등학교’. 심플렉스와 공동으로 인터넷 몰을 열어 이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할 정도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예스선일은 지난해에만 매출 1억4000여 만원을 올렸다. 수익금은 모두 학생 장학금과 운영비로 활용한다.
예스선일은 전적으로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다. 상품 등록에서 템플릿 디자인 변경에서 사입, 배송까지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직접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전자상거래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쇼핑몰 창업뿐 아니라 웹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분야까지 진로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동아(2학년)양은 “사업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으로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장사’를 시작해서 처음 만져보는 돈에 감개가 무량했다”며 “학생 신분으로 짧게나마 사업을 해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는데,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선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 노하우를 담은 ‘스쿨몰’ 솔루션을 통해 전교생에게 1인 1인터넷 쇼핑몰을 분양하는 ‘1인 창조 기업가 육성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개최한 ‘전문계고등학교 창의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실력을 자랑하는 학생들을 다수 배출했다. 이미 11명 학생이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고교생 CEO’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기업 이종수 부장은 “나만의 쇼핑몰을 만들어 실제로 운영해 전문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현장 적응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창업 경험을 할 수 있는 ‘전교생 사장되기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학교가 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학생들은 6명씩 조를 나눠 판매 아이템 선정부터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작성 등 결산까지 과정을 수행한다. 시장조사, 사업계획서 작성, 구매, 홍보, 판매와 같은 실제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학생들이 직접 진행한다. 지난해만 매출 1300여 만원· 순이익 500여 만원의 성과를 올렸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