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 CNS에 과징금 17억 부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스템통합(SI)업체에 대해 최초로 입찰담합행위를 적발, 총 26억원의 과징금 부과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서울시가 발주한 ‘주요도로 교통관리시스템 설치공사’(사업예산 246억원) 입찰에서 LG CNS의 요청으로 GS네오텍이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해 LG CNS가 낙찰받은 ‘들러리 입찰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하고 총 2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LG CNS에 17억1600만원, GS네오텍에 8억5800만원 등 총 25억74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조사는 사업시행자인 서울시가 직접 입찰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함에 따라 이뤄졌다.

공정위는 입찰참여업체인 LG CNS와 GS네오텍이 제출한 설계도서(도면 등)의 일부분이 거의 유사하거나 동일하고 투찰금액(LG 245억3000만원, GS 245억5000만원)도 차이가 없어 입찰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2개 업체는 시스템 설치공사 입찰에서 LG가 공사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GS가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LG는 GS가 입찰서류(기본설계, 우선시공분 실시설계, 가격입찰서, 기타 부속서류)를 작성하는 데 자료제공 등의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또 설계심의와 관련하여 상호간에 의사연락을 취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LG가 공사입찰에서 낙찰 받도록 했다는 공정위의 설명이다.

LG는 입찰 들러리 참여조건으로 별도사업인 서북권 버스정보시스템(BIS) 사업을 LG가 따낼 경우 ‘20억원 수주(1억4000만원 이익) 보장+타 사업 공동제안, 설계보상비 1억원 보상’등을 GS에 제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상민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사건은 최초로 국내 SI업체의 입찰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조치 한 사건으로 의의가 있다”며 “향후 추진될 ITS 사업 및 넓게는 국내 IT 사업 전체에서의 담합행위를 사전에 억제하고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공사예산 낭비를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IT 사업 분야에서 기업들의 담합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실시하고 법위반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