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세라젬은 천안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에 집중돼 있는 교육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여건상 이 회사는 임직원 계발에 집체교육과 함께 e러닝을 십분 활용한다. 팀장급 간부는 온라인 직무전문가과정을 수강하며 리더십을 키우고 국제협력분야 직원들은 어학학습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라젬과 같은 모범사례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중소기업, 특히 지방소재 중소기업의 e러닝 활용도는 크게 낮다. 지경부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대기업(300인 이상)의 e러닝 이용률은 60.7%로 전년에 비해 6.9%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압도적으로 낮은 3.5%에 전년 대비 증가율도 0.4%에 그쳤다. 오프라인 교육과 달리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저렴한 비용의 임직원 자기 계발 도구가 될 수 있어 중소기업 직원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적격인 e러닝의 장점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e러닝 직무교육 ‘우선지원대상기업’=e러닝 전문기업 휴넷의 안병민 이사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지원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특히 지방 중소기업들은 관련 정보를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휴넷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방 회원의 비율이 30%를 넘지 못한다.
관련 법규에는 제조업 500인 이하·서비스업 100인 이하·광업 300인 이하 사업체 등 중소기업을 우선지원대상기업으로 분류해 더 많은 지원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대기업의 경우 16시간 이상의 콘텐츠를 활용한 e러닝 교육훈련의 경우에만 고용보험 환급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우선지원대상기업의 경우 절반인 8시간 이상만 되면 가능하다.
또 노동부가 고시한 심사등급별 금액 단가 기준의 100%(대기업의 경우 80%)를 지원받는 등 대기업보다 더 많은 자금 지원을 제공받는다.
◇까다로운 지원절차도 ‘개선 중’=지원제도에 대한 정책 홍보 부족과 함께 까다로운 지원 절차도 중소기업에 e러닝이 확산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도에선 기업이 e러닝 교육훈련비 전액을 선지급하고 증빙 서류 마련해 제출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겐 힘든 측면이다.
이에 노동부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 카드제’를 준비 중이다. 등록된 카드로 교육훈련비를 결제하면 노동부가 자동으로 지출내역을 받아보고 e러닝 교육기관에 지원비를 입금한다. 사업주는 지원금액을 제외한 분의 교육훈련비만 납부하면 된다.
배재근 크레듀 대표는 “중소기업 사업주 입장에선 부족한 자금으로 무리한 선입금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청구 절차도 간단해 지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e러닝 활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 제도는 4월부터 시범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근본적 대안은 ‘마인드’ 전환=전문가들은 중소기업에 e러닝이 확산되는 근본적 대책은 결국 사업주의 임직원 계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임직원 자기계발이 가져다주는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직원이 똑똑해지면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교육훈련을 통해 회사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 대표는 “아직 중소기업에 직원계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지만 e러닝이라는 효율적 교육방법을 잘 활용하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