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아이폰,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달라졌다"

"더 커진 아이폰,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달라졌다"

 ‘아이패드의 날(It’s iPad’s day)’ 미국 언론들은 3일을 이렇게 지칭했다. 애플에 거는 기대가 미국인들사이에서 얼마나 큰지를 입증한 하루였다.

 3일(현지시각) 미국 현지에서 아이패드를 조금이라도 먼저 사기 위한 소비자들이 애플 매장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소비자들은 하루 종일 줄서서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애플=미국’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순간이었다. 로이터는 “애플의 플래그십(Flagship) 매장이 있는 뉴욕 5번가는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2일 밤부터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4일 현재 인터넷에는 아이패드를 손에 넣은 미국 소비자들의 ‘개봉기’ 및 ‘이용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국 네티즌들은 “넓은 화면에서 무선인터넷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한 해외 블로거는 “더 커진 아이폰”이라면서도 “하지만 CPU 속도가 빨라지고 화면이 커지면서 전자책,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을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사용자 경험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로부터 아이패드를 미리 입수해 사용해본 주요 신문과 전문지 등에 실린 IT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스티브잡스의 ‘이너서클 마케팅’의 효과였다. 특히 미국 전문지와 주요 신문의 사용후기는 ‘극찬’일색이었다. 월터 모스버그 WSJ IT전문기자는 “수시간을 사용해본 결과 애플의 이 신형 터치스크린 기기는 ‘포터블 컴퓨팅’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한편 ‘랩톱 킬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모스버그 기자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아이패드 공개 현장에서 자랑했던 배터리 지속시간에 대해서도 “아이패드를 아침 6시부터 비디오, 책 등을 보며 끊임없이 사용했는데 배터리가 오후 5시까지 갔다”며 동의했다. 그는 또 “킨들의 팬이긴 하지만 만약 지금 고르라면 스크린이 크고 컬러라는 점에서 아이패드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포그 NYT IT 칼럼니스트도 “스크린이 커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완전히 달라졌고 소프트웨어가 쉽게 구성돼 있어 새로운 영역의 기기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터치스크린에서 가상자판을 띄워 입력하는 기능은 끔찍하다”며 “플래시 영상과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워드프로세서나 데이터입력이 많은 노트북 사용자에게는 아이패드가 기존 컴퓨팅 환경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특정인을 벗어나 대중 속으로 들어온 아이패드는 당분간 대중들로부터 찬사와 비판, 두가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아이패드가 올해 700만대 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아이폰 출시 첫해 판매량 610만대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