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다시/ TSMC의 지분 인수 등은 미디어에 나온 내용이므로 제목엔 언급 안했으면 함.
반도체 시장 회복 조짐에 따라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는 세계 1, 2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UMC가 최근 중국 파운드리 업체 지분 인수에 나서는 등 다시 공격적인 투자에 착수했다.
4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가 지난해 3위업체인 싱가포르 차터드를 인수하며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것과 함께 상위 업체들의 인수합병(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로 풀이됐다. 이는 투자 확대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우리나라 기업과 상위업체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
5일 관련 업계 및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경쟁사인 중국 SMIC를, 2위 UMC는 동종 업체인 헤지안테크놀로지(HJT) 지분 인수를 추진중이다. TSMC는 최근 대만 정부에 SMIC 지분 10% 인수 승인을 요청했다. UMC는 주주총회에서 현재 15%대인 HJT 지분을 85%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TSMC와 UMC의 시장 지배력 확대는 물론 중국 팹리스 기업들의 수요도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SMIC와 HJT는 각각 5위, 11위다. 중국의 SMIC와 HJT는 TSMC와 UMC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 3위 차터드, 4위 글로벌파운드리까지 포함하면 업계 상위 5개사 모두 합종연횡 대열에 동참한 셈이다.
TSMC와 UMC는 현지 기업들을 교두보로 삼아 중국 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 한 관계자는 “TSMC와 UMC가 매출이나 기술 측면에서 선도적인 기업들이어 당장의 이익만을 좇아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이 갖는 미래 시장성, 성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은 최근 반도체 호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거의 라인을 풀가동할 정도다. 하지만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1조4000억원의 부채가 부담스럽다. 지난해 미국 투자회사 애비뉴캐피털에 인수된 매그나칩 역시 당분간 투자를 하지 않은 채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우남성 시스템LSI사업 담당(부사장)이 파운드리 사업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자리 공백을 없앤 조치이나 자체 제품과 파운드리를 병행하는 사업 구조 속에 애초 삼성전자가 내건 철저한 사업 분리를 통한 파운드리 사업 육성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 기업은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해야 활로가 열린다”며 “자체 제품과 파운드리 사업을 같이 하는 사업구조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팹리스 기업들이 팹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보다 팹 확보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시황이 달라지면 가격 및 품질 경쟁력에서 앞선 TSMC나 UMC에 물량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용어설명/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업 및 산업을 뜻한다. IT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는 2013년까지 연평균 2.1% 성장에 그치는 반면, 파운드리는 6% 안팎에 달해 안정적인 반도체 사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 순위(단위: 백만달러)>
순위 기업 2009년 매출
1 TSMC 8989
2 UMC 2815
3 차터드 1540
4 글로벌 파운드리 1101
5 SMIC 1075
6 동부하이텍 395
7 뱅가드 382
8 IBM 335
9 삼성전자 325
10 그레이스 310
11 HJT(He Jian) 305
12 타워 292
13 HHNEC 290
14 SSMC 280
15 TI 250
16 X-Fab 223
17 매그나칩 220
(자료: IC인사이트)
*차터드는 2009년 글로벌 파운드리에 피인수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