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둔 투레 ITU 사무총장 “기술 변화 대응 속도 낼 것”

하마둔 투레 ITU 사무총장 “기술 변화 대응 속도 낼 것”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 그리드 등의 표준화 등 떠오르는 기술에 필요한 표준에 신속히 대응하겠습니다. 세계가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공조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주요 과제입니다.”

 취임 4년차를 맞은 하마둔 투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발맞춰 ITU도 발빠른 지원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ITU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은 이달 중순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와 스마트 그리드에 관한 표준화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 2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T 전기통신표준화자문반(TSAG) 회의에서 각각 포커스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 포커스그룹은 표준화 추진에 앞서 외부 기관과 전문가, 업계, 시민단체로부터 의견을 들어 기술을 정의하고 표준화 로드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1년 정도 활동할 포커스그룹이 1년 정도 활동해 내놓을 연구결과물은 서비스 호환성을 높이고 기술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됐다.

 투레 사무총장은 앞으로 신기술에 대한 대응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ICT 분야의 표준 제정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최고기술책임자(CTO)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테크놀로지 워치’ 모임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새 기술에 발맞추기 위해 상시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ITU가 집중하는 또 다른 과제는 ‘국제 사이버보안 공동체’의 추진이다. 투레 사무총장은 “사이버범죄가 늘어 정부와 업계 모두 큰 부담을 지운다”면서 “보안업체 맥아피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이버범죄의 피해액은 연간 1000억달러(약 112조3000억원)에 이르며 이는 세계 불법 약품의 거래량보다 크다”고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모바일 기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이를 이용한 뱅킹서비스 등이 확산하면서 중요 정보가 많이 저장되고 있지만 보안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긴급하게 세계 협력과 공동대응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ITU는 이미 50여개국이 참여하는 ‘사이버공격 위협에 대항하는 국제적·다자적 파트너십(IMPACT)’을 통해 (공동대응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보 격차 해소 역시 ITU가 다년간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개개인의 발전이 사회 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해소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투레 사무총장은 “우리는 ‘ITU 아카데미’를 통해 ICT를 개발하도록 한다. 사람들에게 고품질 ICT 학습과 개발 기회를 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통신업계의 화두인 차세대 이동통신 4세대(4G) 기술 표준에 대해서는 첨예한 경쟁 상황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롱텀에벌루션(LTE)과 와이맥스 중 어떤 것이 유리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투레 사무총장은 “ITU는 4G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이며, LTE 진화기술인 ‘LTE 어드밴스드’와 와이맥스 진화기술 ‘IEEE 802.16m’ 두 가지 기술과 관련한 6개의 제안을 받은 상황”이라면서 “이것들이 4G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있는지 올해 6월까지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G의 구체적인 규격은 2011년 초에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레 총장은 인터뷰 중간 중간 한국 정부의 ICT 발전 속도에 대해 거듭 찬사를 보냈다. 광대역통신망(브로드밴드) 확산 속도나 ICT 산업 발달을 전 세계 다른 국가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2014년께 한국의 ITU 전권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 유치도 낙관했다. 4년마다 열리는 이 회의는 정책·예산 등 중요 사안을 결정하고 ITU 집행부와 이사국을 선출하는 최고 의사결정회의다. 그는 “한국은 ITU에서 가장 활동적인 회원이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 등 ITU의 주요 행사를 치른 한국은 전권회의의 가장 훌륭한 후보자”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투레 사무총장은…

 1953년생으로 러시아에서 엔지니어링 석사학위와 전기통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부터 ITU 산하 전기통신개발센터(BDT)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사무총장직을 수행했다. 올해 말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는 그는 연임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연임하게 된다면 전 세계에 브로드밴드를 확산하고 전 세계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에서의 아동 보고계획, 기후 변화 이슈에도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