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최근 연중 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코스닥은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면서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이 예상되는 코스피 대형 IT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코스닥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코스닥 불량 상장사들이 대거 상장폐지를 앞두면서 코스닥 투자심리가 나빠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6일 증시에서 코스닥은 1.26포인트(0.25%) 오른 506.39로 마감했다. 소폭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전일 2% 가까운 급락을 만회하기에는 아쉬운 상승세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사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활발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무기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은 1.40% 하락했다. 연중 저점을 찍은 지난 2월 8일(487.41)과 비교해도 수익률은 3.89%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해 기록한 전고점(1723포인트)을 넘기면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6일에도 소폭 상승해 1726.09로 다시금 고점을 경신했고 올들어 2.57% 올랐다. 저점을 찍은 2월 8일(1552.79포인트) 이후 수익률은 11.16%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소외 이유로 수급 문제를 꼽았다. 깜짝 실적이 기대되는 코스피 대형주로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닥이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가 1700선에 접근한 이래 펀드 환매가 늘어나자 운신의 폭이 좁아진 기관이 코스닥을 팔아치우고 있다. 실제로 전일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5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면서 코스닥이 장중 4% 가까운 급락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 시점에서 주가 상승 기대가 가장 큰 대형 IT주에 ‘선택과 집중’식으로 투자하면서 코스닥을 열외시킨 것이다.
서용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기관이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투매에 가까운 매도세를 보인 반면 최근 (코스피) IT업종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집중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본격적인 1분기 실적시즌의 돌입을 앞두고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말 갑작스레 불어닥친 상장폐지 폭풍도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달 말일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24일까지 코스닥 상장사 46개가 제출 시한을 넘긴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상장사들이 외부 감사의견 거절을 고백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광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 퇴출의 여파로 코스피 우량주 쪽으로 매기가 몰리고 있다”며 “기관의 매매 방향성이 바뀌어야지만 코스닥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조정으로 코스닥의 가격 메리트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이 우량한 종목 위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