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세계 최고 수준인 16%대 광변환효율을 구현하는 연성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했다. 지난달 미국 글로벌솔라에너지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로부터 연성 CIGS 태양전지의 광변환효율 13%대를 인증받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성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양산 확대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국립차세대산업과학기술연구소(AIST)는 최근 광변환효율 15.9%의 연성 CIGS 태양전지 통합 모듈을 개발하고 시연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가 지난 2006년부터 4개년 과제로 추진했던 ‘고성능 CIGS 태양전지 연구개발(R&D)’ 사업의 결과물이다.
연성 기판 태양전지는 건물 굴곡면이나 휴대형 장치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10% 이상 높은 광변환효율을 내는 통합 모듈로 구현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웠다. 현재 양산 중인 CIGS 모듈의 경우 연속적으로 배열된 유리기판상에 구현하고 있다.
AIST는 그동안 일본 내 대학·기업체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기술 방식의 태양전지를 개발해왔으며 알칼리 물질 첨가와 통합 공정 기술을 적용, 이 같이 높은 효율의 연성 CIGS 태양전지를 개발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CIGS 태양전지에서 나트륨 등 알칼리성 금속을 첨가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소다-라임 유리기판을 제외한 다른 기판을 쓸 경우 제작이 어렵다. AIST는 종전까지 레이저·기계적 연마 기술과 같은 공정 기술을 축적해오면서 유리기판을 활용한 CIGS 태양전지에서도 높은 광변환효율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번에 AIST가 개발한 통합형 모듈의 경우 10V 이상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통상 격자전극 형태의 태양전지 모듈에서는 시트당 1V 미만의 전압을 얻는 데 그친다. 고접압을 요구하는 각종 디바이스에 활용 가능성이 넓은 것은 물론, 일부 표면이 햇빛에 가리더라도 정상 작동하는 등의 장점도 지녔다.
AIST는 저비용 고성능 연성 태양전지 모듈의 상업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대면적 기판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