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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스마트 모바일 오피스 2010’ 콘퍼런스가 열린 서울 코엑스 홀 E에는 이종 산업계 종사자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금융, 제조, 건설, 방송, 병원, 공공기관 등 산업의 경계를 넘어선 1500여명의 참관객이 몰려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다소 긴 콘퍼런스였지만, 참관객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참관객의 반짝이는 눈과 꼼꼼히 메모하는 모습에는 다소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행사를 주최한 전자신문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들은 당초 500명으로 예상했던 참관객이 3배 이상 몰리자 홀 빈자리에 의자를 새로 놓기에 바빴다. 박경철 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은 “4월말 앵콜 콘퍼런스나 지방 순회 콘퍼런스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오피스’로 대변되는 m비즈니스 혁명이 본격화됐다.
이날 콘퍼런스는 이 같은 혁명의 전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최측 집계에 이날 콘퍼런스 참관객은 1500명을 넘어섰다. 참가 기업도 800여개에 달했다. IT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 대표기업은 거의 콘퍼런스에 직원을 보냈다.
이경상 한국생산성본부 수석전문위원은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기업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며 “중소 제조업체에서 병원까지 본격적인 시장조사가 시작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장(SK브로드밴드 사장 겸임)은 “행사장에 직접 와 보니 90년대 후반 인터넷 붐 이상의 비즈니스 혁명을 예감했다”며 “인터넷 붐으로 기업들이 하나같이 e비즈니스를 도입했듯이 m비즈니스 구축도 하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오피스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푸시메일, 전자결재 등 그룹웨어에 한정돼 있던 서비스가 이젠 물류관리·현장지원 등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윤심 삼성SDS 상무는 “국내에서는 그룹웨어를 중심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기업이 현재 5%에 불과하다“며 “해외의 경우 에너지·리테일·뱅킹 등에 기업의 30% 가량 도입한 것을 감안할 때 국내의 시장 팽창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5000억원대를 기록한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 매출을 올해 77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목표까지 수립했다.
m비즈니스가 기업에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라는 진단도 잇따랐다.
김만형 SK텔레콤 상무는 “모바일 오피스 시장도 선점효과가 뚜렷할 것”이라며 “누가 먼저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도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심 상무는 “삼성SDS가 푸시메일을 도입하지 않았을 때는 오후 늦게 보낸 메일을 다음날 아침에 체크하면서 의사결정 시간이 몇시간이나 늦어졌지만, 스마트폰용 푸시메일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메일 응답시간이 10분으로 짧아져 비즈니스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고 생산성도 극대화됐다”고 소개했다.
오경수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롯데정보통신 사장)은 “앞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지만,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모바일 오피스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심도있게 해야 한다”며 “단순한 업무 혁신뿐 만아니라 마케팅·영업에 모바일 오피스가 활용되는 방안을 집중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