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교수 연구 업적 평가가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변화한다.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수 신규 임용시 연구 업적 평가에서 양적 기준을 배제하고 교수 승진심사의 유사한 규정도 곧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여태껏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편수 등 양적 지표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던 국내 대학의 관행을 뒤집은 것으로, 연구 업적의 양적 평가 관행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개선될 가능성을 열 것으로 평가된다.
양적 평가 대신 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자연계열에선 세계 수준 대학을 벤치마킹해 서울대 교수들의 연구 업적을 평가하고 국제학술대회의 기조·초청강연이나 학술지 편집인 참여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다.
인문계열에선 저명 학술상 및 저명 출판사의 저술 활동이 포함되고 예체능계 교수 평가에는 유명 콘서트홀 공연(전시) 등도 포함된다. 또 같은 분야 석학 및 전문가들이 해당 교수의 연구성과를 검토하는 ‘동료평가(peer review)’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대가 이미 양적으로 충분한 성장을 이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대 연구처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발표한 SCI급 논문은 3792편으로, 세계 대학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32위)에 비해 12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이 총장은 “BK사업 등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활발해지면서 서울대 연구의 양적 측면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며 “교수들이 논문 편수의 압박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