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을 앞두고 ‘제2차 스마트폰 대전’이 펼쳐진다. 지난해말 아이폰 출시 이후 반격의 기회를 암중모색해 왔던 고성능의 안드로이드폰들이 다음달부터 잇따라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50만대 판매고를 넘어선 아이폰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아이폰 열풍에도 스마트폰 구입시기를 미뤄왔던 잠재 수요들도 넓어진 제품 선택의 폭을 즐기며 상당수 실구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2차 스마트폰 대전의 서막을 장식할 ‘메이퀸(May Queen)’은 어떤 제품이 될까.
◇안드로이드폰의 반격=지난 2월 모토로라가 ‘모토로이’ 출시를 계기로 국내에도 안드로이드폰 시대가 열렸다. 이어 LG전자가 지난달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던 제품인 ‘안드로-1’을 내놓고 첫 국산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타이틀을 쥐었다. 하지만 두 제품이 거둔 성적은 ‘모토로이’가 판매량 약 4만대, ‘안드로-1’이 약 5만대 수준. 안드로이드 바람몰이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반면 5월부터 SKT 등을 통해 출시될 안드로이드폰들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첫 안드로이드폰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소 밀렸던 LG전자의 고기능 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휴대폰 시장 3위 팬택 역시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먼저 호평받은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과 구글 넥서스원의 제조사이기도 한 대만 HTC의 ‘디자이어’도 SKT를 통해 출시된다. 제품의 수나 질적인 면에서 분명 달라졌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사이=이처럼 성능면에서 적잖은 기대감을 안기고 있는 안드로이드폰들이 대거 출시를 예고하면서 소비자들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지난 4개월간 아이폰의 승승장구를 코앞에서 지켜보던 제조사들이 아이폰에 맞춰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확인하고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거쳐 내놓는 제품들이기에 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그렇다고 낙관은 이르다. 지난달말 50만대 판매선을 돌파한 아이폰에 대한 열기가 고령층과 여성층으로 확대되면서 여전히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아이폰은 하루 약 4000대씩 개통되고 있다.
이달 중 휴대폰 약정기간 종료를 앞두고 스마트폰 구입을 계획중인 직장인 김모씨(34)는 “위약금을 물고라도 아이폰을 살까하다가 올봄에 많은 제품이 나온다는 주변의 얘기에 지금까지 구입을 미뤄왔다”며 “아이폰에 비해 성능만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사후서비스(AS) 등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제품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변수는 있다=안드로드이폰의 대거 출시는 ‘아이폰과 비(非) 아이폰’ ‘국산폰과 외산폰’ ‘SKT와 KT’ ‘삼성과 LG’ 등 스마트폰 시장에 다양한 경쟁구도를 던지며 통신업계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이폰의 세를 꺾을지, 국산폰이 안방 주도권을 회복할지, 또 SKT가 KT 견제에 성공할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린 LG가 입지를 만회할 지 등이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5월 대전은 또 다른 시장변수와 맞닿아 있다. 6월 발표 이후 3분기께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 4G’, 그리고 삼성전자가 최근 CTIA에서 공개한 ‘갤럭시S’,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12일 공개 이후 이달말 미국에서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핑크폰’ 등에 대한 기대심리로 일부 대기수요가 하반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정호 로아그룹 책임컨설턴트는 “안드로이드폰이 기능과 제품의 종류, 사업자들의 의지 등을 감안할때 아이폰에 뒤처지지 않을 수준에 올라 향후 국내 스마트폰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최근 아이패드 출시 이후 더욱 공고해진 앱스토어 등 애플의 에코시스템을 어떻게 따라잡을 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