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8일 개막된 마스터스대회에 돌아왔다. 과연 타이거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과거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렵다.
프로 골퍼들에게 성적을 좌우하는 요소는 기술이 아니라 멘털이다. 아마추어 골퍼도 마찬가지다. 기량이 뛰어난 싱글 핸디캡 골퍼일수록 더욱 그렇다. 멘털이 흔들리면 도무지 좋은 스코어가 나오지 않는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는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그린 주변의 플레이가 매우 까다롭다. 그린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골프코스 중 하나다. 결국 퍼팅이 승부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정된 퍼팅의 조건은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이다. 타이거 우즈가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그토록 빠른 오거스타 내셔널 그린에서 퍼팅을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는 페어웨이를 벗어난 러프 지역의 잔디가 길지 않다. 드라이브 샷이 1∼2도 빗나가는 것은 용서를 해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젊고 용감한 선수들은 드라이버를 들고 그린을 향해 냅다 갈기지만 경륜이 있는 톱 랭커들은 2번 아이언으로 부드럽게 티샷을 때려낸다. 어차피 그린까지 남는 거리가 8번 아이언 거리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 드라이브샷 거리가 승부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장타자인 타이거 우즈도 큰 이득을 보기 어려운 코스다.
왜 타이거 우즈는 본인에게 별로 유리할 것도 없는 마스터스대회를 재기의 장소로 삼았을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마스터스대회는 보안이 철저해서 외부로부터의 영향이 적다. 야유하는 관중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둘째, 세상의 관심이 쏠리는 대회기 때문에 성적에 관계 없이 자신의 복귀를 널리 알릴 기회다. 셋째, 마스터스대회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의 운영진과 타이거 우즈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많은 배려를 해 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마스터즈대회에 타이거 우즈가 복귀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가 거둘 성적과 관계 없이 골프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