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톱/맵 데이터 수집 차량 동승기

 (사진) 나브텍코리아 현장 조사 차량 내부에서 태블릿PC를 비롯해 다양한 데이터 수집 장치가 장착돼 있다.

 

“도로에 그려진 화살표가 우회전으로 바뀌었는데요. 수정하겠습니다.” 서울 역삼역 사거리 강남파이낸스센터 앞 도로에서는 도색 작업이 한창이다. 조수석에 앉은 나브텍코리아 양경남 대리가 차선 정보가 변경되고 있는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자마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설치된 태블릿 PC 화면에 펜을 댄다. 두어 번 터치로 직진으로 설정된 데이터가 우회전으로 변경된다. 수정된 정보는 나브텍코리아 본사에 있는 서버로 바로 전송된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바로 수정하지 않으면 내비게이션 사용자가 혼란을 겪으니 최대한빨리 수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운전석에 앉은 양재훈 팀장의 설명이다.

 나브텍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위치 정보 서비스에 사용되는 맵 데이터를 구축하는 업체. 전 세계 76개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2005년 한국에 진출했다. 나브텍코리아에서 맵 데이터 제작에 이용되는 차량은 총 16대. 양 팀장을 포함해 30명 가까운 직원이 매일 전국 도로를 누빈다. 서울의 경우 하루에 조사하는 거리는 10km 내외. 그만큼 단위 면적당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도로 정보뿐 아니라 주변 건물 이름, 입주 업체 연락처까지 데이터에 포함된다. 밖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건물 안까지 들어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차량 상부에는 200만 화소 카메라가 3대 장착돼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DGPS와 같은 정밀 측량 장비와 USB 형식의 GPS도 이용해 오차 없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양 팀장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지도 차량을 보면 주차 단속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최근에는 직접 변경된 정보를 알려주는 고객도 늘어났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나브텍코리아는 ‘디스커버 시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는 보행자를 위한 것으로 서울· 부산 일부 지역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정보와 차량이 다닐 수 없는 골목길까지 현장 조사 직원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 덕에 꼼꼼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고 나브텍 측은 설명했다. 서비스는 이달 중 아이폰 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돼 소비자를 직접 만날 예정이다.

  나브텍코리아는 기업 거래(B2B)를 주로 해 와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 김선일 이사는 “국내 내비게이션 이용자 중 3분의 1 정도가 나브텍 맵 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나브텍을 일반 소비자에 알리는 일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