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over Story- 다시 주목 받는 HRM...국산vs외산

 국내외 사업장을 아우르는 그룹 통합인사관리시스템 구축작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국산과 외산 인적자원관리(HRM) 솔루션 업체간에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통합인사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들의 경우 외산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지만, 그룹사 통합인사관리시스템을 단독으로 구축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국산 솔루션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두 시장 모두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솔루션 업체들의 시장쟁탈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산과 외산 솔루션 업체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국산 솔루션의 경우 외산 솔루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고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친숙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룹통합시스템으로 국산 솔루션을 적용했던 STX그룹 측 관계자는 “유지보수 비용에서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외산 솔루션 보다는 국산 솔루션의 효율성이 훨씬 높았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반해 외산 솔루션업체들은 ERP시스템을 구축하면서 HRM 영역만 시스템통합(SI) 형태로 개발하거나 국산 솔루션을 적용하면 유지보수 문제와 IT 거버넌스 차원의 비용 및 리스크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이 되면 기능적인 한계로 인해 HRM시스템을 재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ERP 기반의 솔루션이 TCO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사용자들이 비용 문제 외에 외산 솔루션의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사만의 독특한 인사 제도와 기업 문화 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그룹 통합HRM시스템 구축을 위해 외산과 국산 솔루션을 놓고 고민했던 기업의 담당자는 “외산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60% 이상을 별도로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굳이 값비싼 외산 솔루션을 적용할 필요가 없었다”며 “그리고 HR 영역 자체가 워낙 변동이 많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4∼5년을 주기로 재구축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김근회 휴먼컨설팅그룹 솔루션부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을 보면 아직도 호봉제를 사용하는 회사들이 많고, 호봉제와 연봉제를 같이 사용하는 곳도 있으며, 연봉제를 사용하지만 무늬만 연봉제인 경우도 많은 것처럼 인사제도가 표준화돼 있다기 보다는 각 기업마다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특히 인사 부문은 변화의 가능성이 높은 업무부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용도가 중요한데 외산 제품의 경우 이를 수용하는 측면에서 국산제품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산 업체들은 GSI 차원에서나 ERP 시스템과의 통합측면에서 외산 솔루션 도입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SK그룹, 동양그룹 등 대기업 그룹에서는 글로벌 HRM 솔루션을 ERP와 통합해 한창 구축 중이다.

 외산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그룹 통합이든, 글로벌 통합이든, 인적자산의 최적화를 위한 목적 보다는 인사운영의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보다 선진화된 인력운영계획에서부터 채용, 배치, 육성, 평가, 보상에 이르기까지 통합된 인재관리 프로세스의 도입과 함께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위해 글로벌 솔루션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의 경우 최근 국내 사용자들이 불만으로 느꼈던 점을 크게 보완해 시장에 나서고 있다. SAP HCM 솔루션은 기존의 인사정보, 근태, 급여 등의 HR 운영 프로세스를 국내 기업에 맞게 현지화해 지원하고 있고, 최신 버전에서는 최종사용자 환경을 대폭 개선한 확장 솔루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재 확보 및 육성 차원의 채용포털과 학습포털 기능과 그래픽 조직관리, 정교한 핵심인재 및 후임자 관리, HR 대시보드 기능들을 웹 환경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화면으로 제공하는 비주얼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도 최근 출시한 피플소프트 HCM v9.1에서 UI가 크게 개선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HCM v9.1은 그래픽한 UI를 도입하고, 채팅, 블로깅 등 시스템에 소셜 네트워킹 기능을 적용했다. 특히 ‘임베디드 인텔리전스’라는 기능을 추가해 한 화면에서 동시에 유관 통계현황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기본급 조정화면에서 동일 직급의 임금평균, 최대임금과 최소임금, 직원 수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별도의 HR포털을 제공하는 등 솔루션을 고도화시켰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