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증가와 IT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수출의존적이고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취약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환율하락과 원자재가 급등은 경제회복에 불안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작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6.6%, 하반기 4.0%를 기록하면서 연간 5.2%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9개월 만에 1.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7월 3.6%에서 지난해 12월 4.6%로 올려 잡았다가 이번에 다시 5.2%로 높아졌다. 올해 성장률이 5.2%에 이르면 이는 금융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제 성장률은 2006년 5.2%에서 2007년 5.1%, 2008년 2.3%, 지난해 0.2%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IT설비투자 확대가 경제회복 견인=한은은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5%로 상향 조정한 점, 정부 정책에 힘입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애초 예상했던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 민간 소비(4.0%)와 설비투자(13.4%)가 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점 등을 수정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여건 개선으로 IT경기가 빠르게 호전되면서 투자 유인이 크게 확대됐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향후 반도체 업황은 글로벌 위기 과정에서의 생산업체 파산 및 투자위축 등으로 인한 공급능력 축소에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수요증대, 넷북PC 대중화 등이 가세하면서 활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도 연평균 40%가량 성장하면서 관련 업체의 실적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변수=최근 1달러당 1110원대까지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5%대 진입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무역수지 흑자감소에 따라 연간 GDP도 0.4%p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초읽기에 들어간 위안화 절상도 중국산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산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한국산 중간재의 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유가, 철광석,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불안요인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 상승이 걸림돌이지만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우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국제유가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로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산유국 생산량 증대, 높은 재고수준 등으로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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