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온 아이패드 직접 보러 왔어요”

 한 모임 참가자가 아이패드를 직접 시연해보고 있다.
한 모임 참가자가 아이패드를 직접 시연해보고 있다.

‘아이패드 신기해.’

“넓은 화면을 직접 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네요.” 직장인 이강호(39)씨는 두 눈으로 처음 아이패드를 접하고는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9일 저녁 서울 중구 충정로 한 커피숍에 애플이 3일 정식 출시한 아이패드를 직접 확인하려는 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 ‘트위터’에 한 사용자가 올린 모임 공지를 보고 이곳을 찾은 것. 모임을 연 김종찬(25)씨는 일반인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아이패드를 들여온 인물. 김 씨가 트위터에 올린 아이패드 구매 소감을 접한 이들이 제품 특성과 사양 등을 궁금해하자, 김 씨는 아예 모임을 열고 아이패드를 보여주기로 했다.

“생각보다 두꺼운 것 같은데요.” “화면이 커서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참가자들은 저마다 제품을 처음 접한 소감을 말하며 의견을 공유했다. 아이폰과 같은 터치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9.7인치로 넓어진 화면에 감탄하는 이들이 많았다. 참가자들은 특히 애플 ‘키노트’ 프로그램과 전자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이북스’ 등 아이폰에서는 볼 수 없던 새 기능에 관심을 보였다.

전문 분야 종사자는 아이패드를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에 열중했다. 단행본 편집이 주 업무인 이 씨는 “출판 쪽은 종이 선택·인쇄·제본까지 이어지는 프로세스(과정)가 복잡한데 의사소통은 주로 전화나 팩스로 이뤄져 사고가 날 가능성이 많다”며 “아이패드가 일종의 간이 ERP(전사적자원관리)를 수행하는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 디자이너인 최재우(29)씨도 “오늘도 고객에 디자인 시안을 보여주느라 많은 분량을 A3 용지에 출력해야만 했다”며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 굳이 많은 양을 출력할 필요가 없고 색감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리케이션 제작자 발길도 이어졌다. 신원섭(34)씨는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했는데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보지 못해 이곳에 왔다”며 딸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자리에서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김종찬 씨는 두 차례 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는 “남들보다 일찍 제품을 산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은 생각에 모임을 열었을 뿐”이라며 “구매, 평가 등은 각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