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세계 각국의 지식과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최근 ‘아이폰 열풍’은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매일 수만건의 정보와 애플리케이션이 올라 오고 전 세계인이 공유한다. 톡톡튀는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하는 ‘1인 창조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점화된 IT 정책총괄 기구도 이 같은 ‘시대정신’을 반영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IT정책총괄 기구도 ‘1.0’과 ‘2.0’ 시대를 거쳐왔다. 1978년 총무처가 ‘1차 행정전산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가정보화 중심으로 ‘IT정책 1.0’이 시작됐다. 1994년 정보통신부 출범 이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까지 인프라와 하드웨어 중심의 IT 산업 육성 드라이브는 ‘2.0’시대를 장식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IT총괄기구는 이 같은 성과와 한계를 계승하면서 ‘3.0’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국가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새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당장 세계 IT시장은 인프라·하드웨어보다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뀐 상태”라며 “만약 조직개편이 단행된다면 최근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은 소프트웨어·디지털 콘텐츠 등의 경쟁력 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 방향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 신기술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김계현 인하대 교수는 “소프트파워 부상과 함께 IT 컨버전스도 거스를 수 없는 시장 변화”라며 “건설·의료·제조 분야의 IT컨트롤타워도 하루빨리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IT총괄기구가 방송·통신, SW, 디지털 콘텐츠 등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IT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도 범 부처 IT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유관부처에 IT 융합정책관과 같은 국장급 조직을 두고 협력하는 모델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성조 정보기술학술단체협의회장은 “융합시대를 맞아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가 함께 IT 관련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며 “IT정책총괄 조직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각 부처마다 국장급 IT담당관을 두고 조율하는 체계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IT관련 조직 변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