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LCD 패널 시장 3, 4위 그룹인 대만의 AUO와 치메이이노룩스(CMI)가 1, 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와 쏙 빼닮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CMI가 과거 CMO와 이노룩스, TPO 등 3사의 거대 합병 회사로 탄생하면서부터다.
13일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CMI는 지난달 연결기준 383억8000만대만달러(약 1조36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대형 LCD 패널 출하량은 981만대, 중소형 LCD 패널 출하량은 2531만대에 각각 달했다.
AUO는 지난달 406억7000만대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대형 LCD 패널은 977만대, 중소형 LCD 패널은 2139만대를 각각 출하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UO는 세계 시장 3위 LCD 패널 업체였지만, 지난달 CMI 합병 후 매출액과 출하량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CMI의 매출 실적은 지난달 TPO와 공식 합병 기산일인 지난달 18일 이전의 합산 실적은 배제한 것이어서 이달 매출액은 최대 500억대만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AUO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AUO와 달리 CMI는 LCD 모듈 사업까지 병행하고 있어 LCD 패널 시장에서 어느 회사가 대만 내 최대이자, 세계 시장 3위에 오를 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삼성·LG처럼 오랜 숙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양사의 경쟁 구도가 현지 업계에서는 최대 관전 포인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