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현 정부의 IT 정책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국민이나 기업 등 정책 수요자 뿐만 아니라 국회와 정부 부처 등 정책 입안 당사자들 내부에서도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2년여가 넘었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즈음에 이르자 이명박 정부의 조직 개편을 주도한 핵심 참모들도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방송통신위원회를 합의제 기구로 만든 것은 분명 잘못 한 것 같다. 진흥이나 규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척되는 게 없는 것 같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보통신부 해체는 아쉬운 일이다. 업무 영역 문제가 나오면 답답하다. 장관들끼리 설왕설래해서는 협의가 어려우니 몇 년 해보고 정 안되면 정부가 특별법 등 방안을 생각해야한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IT전담부처를 못만든다면 정무직 사무총장이라도 둬서 기술과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현 정부는 과오를 시인하고 지금이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한다.
△이준승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과학기술정책전문위원회 위원장(현 KISTEP 원장):국과위가 컨트롤타워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청와대가 올해 신설된 과학기술정책전문위더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는데 (위원회 성격 고려할 때) 가능할 지 의문이다.
△이상희 국립과천과학관장(전 과기부 장관) :과학기술은 아직 갓난아기다. 갓난아기에게 부모가 기저귀를 채워주고 젖을 먹여주듯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 과기분야를 육성해야 한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정말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도 전혀 못하고 있다.
△한석희 국과위 첨단 융·복합기술전문위원회 위원(현 KIST 융복합기술본부장):국과위 위원들끼리 국과위 성격이 과거 혁신본부에 비해 많이 약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미래기획위원회보다 국과위에 몸담고 있는 공무원 숫자가 더 적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법안 발의에 대해 전 과기부 차관 출신인 정윤 한국창의재단 이사장은 “국가 R&D를 컨트롤할 주체의 필요성은 전 과기계가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융합 기술 등이 속속 등장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과거 모델의 부활보다는 미래총괄부 형태 등이 적절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지연·심규호·김유경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