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는 철새?…대거 이동중

3월 결산을 마치고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자산운용사 운용펀드의 펀드매니저 변경공시는 340건으로 최근 1년간 한 달 평균치인 332건을 넘어섰다. 이번 달이 절반이 가기도 전에 펀드매니저 변경공시가 한 달 평균치를 훌쩍 넘어선 이유는 3월 결산법인인 자산운용사들이 결산과 성과급 지급을 마치고 계약을 새로 하는 ’이동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폭 펀드매니저 교체가 이뤄진 곳은 작년 사모펀드의 펀드매니저 횡령으로 업무 일부정지를 받는 등의 이유로 대표이사까지 교체된 대신투신운용이다.

이 회사가 이달 들어 낸 운용펀드의 펀드매니저 변경공시는 무려 294건에 달한다.

대신투신운용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 취임에 따라 주식운용본부장과 채권운용본부장은 물론 운용인력을 대부분 교체했다”면서 “계열사인 대신증권에서 영입해온 인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반적 운용과 리서치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ING자산운용의 이승준 주식운용팀장을 영입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최인호 주식운용본부장 대신 예전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있었던 유병욱 펀드매니저를 영입했으며, 슈로더투신운용은 장득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자리를 내놔 김영신 펀드매니저가 뒤를 잇기로 했다. 앞서 작년 금융위와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68개 자산운용사의 2007년 1월 이후 2009년 8월 말까지 펀드매니저 이직률은 평균 48.4%에 달했다고 지적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펀드는 장기투자가 원칙이라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철새 매니저들이 횡행하는 게 우리 자산운용업계의 현실”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증권이 2008년 이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운용전문인력 변경공시를 낸 설정액 50억원 이상의 125개 국내 주식형 펀드를 분석한 결과 펀드매니저 교체 이후 2개월간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평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입하려는 펀드의 매니저가 교체됐다면 일단 펀드 가입을 보류하고 2∼3개월의 성과 추이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