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또는 그룹 관계사로부터 조달하는 TV용 LCD 패널의 비중이 최근 1년 새 14∼23%포인트나 떨어진 53∼64%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 공급과잉 상황에서 자사와 계열사를 밀어주던 구매 패턴이 패널 시장의 안정화에 따라 정상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TV 및 패널 업체들이 수직 계열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TV업체와 패널업체의 거래선 다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패널 공급 구도는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분기에 67∼87%에 달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패널 내부 조달(인하우스) 비율이 지난해말 53∼64%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지난해 4분기 자사 LCD사업부에서 구매한 LCD TV용 패널은 총 492만대로 전체 구매량의 52.8%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4분기 삼성전자의 자사 패널 구매 비중은 67.4%였다. LG전자 LCD TV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구매한 패널 비중은 더욱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63.9%를 기록, 1년 만에 2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8년 같은 기간 LG전자의 LG디스플레이 패널 구매 비중은 86.5%였다.
TV 업체들의 인하우스 비중 축소는 구매선을 다변화함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CMO와 AUO·CPT 등 대만 패널 업체들의 비중을 지난해 4분기 46.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LG전자도 AUO·CMO를 비롯해 일본 샤프 등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의 입장에서는 캡티브 마켓(전속시장)의 비중이 30% 중반 수준으로 비슷했지만, 늘어나는 패널 생산량에 대응해 외부 고객선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중국 TV업체인 TCL·창훙 등에 공급하는 물량이 꾸준히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도 필립스 외에 중국 하이센스·일본 도시바 등을 주요 거래선으로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8년 4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패널 공급과잉 여파로 국내 TV업체들이 (계열 패널업체들을 위해) 인하우스 비중을 높였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LCD 수요 증가와 수급이 안정되면서 예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만과 달리 국내 TV 및 패널 업체들이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용어설명:인하우스(In House)·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동일한 회사의 다른 사업부나 그룹 계열사로부터 제품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구매하는 것을 인하우스(내부조달)라 하고,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부나 업체는 이를 캡티브 마켓(전속시장)이라고 분류한다. 캡티브 마켓의 경우 외부 업체와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고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지나친 비중 확대는 사업 경쟁력에 해를 끼칠수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및 LG전자 LCD TV용 패널 인하우스 비중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