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인체의 DNA 작동 메커니즘을 이용해 생체 인공근육 시스템을 개발하는 핵심기술을 밝혀냈다. 인체의 근섬유에 가까울 정도로 섬세한 인공근육개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이문호 소장·진경식 박사팀은 최근 한양대 생체인공근육연구단장인 김선정 교수팀과 공동으로 포항방사광가속기를 이용 ‘풀러린-DNA 하이브리드 분자기계’의 구조 및 작동원리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물리화학 전문지인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비(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B)’ 15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풀러린(Fullerene)’은 탄소 원자 60개가 서로 연결돼 축구공 모양의 물질로 전자전달능력과 광학적 성질 등으로 인해 화학감지소자로서의 응용가능성이 높다. 또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는 생명체 내에서 구동하게 되도록 설계된 개별분자 또는 분자 집합체를 말한다.
연구팀은 지난달 인체 반쪽 DNA에 풀러린을 결합시킨 ‘풀러린-DNA 하이브리드 분자기계’를 구성해 수축과 이완에 대한 작용 메커니즘을 구명,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도 게재한 바 있다.
이번에는 반쪽 DNA 하이브리드 분자기계에 나머지 반쪽 DNA를 결합시켜 완벽한 ‘풀러린-DNA 하이브리드 분자기계’를 만들었다. 이를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분자기계의 정확한 작동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실험결과 분자기계의 이완과 수축이 변하는 ‘pH’ 영역이 인체 장기와 가장 흡사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인체의 근섬유에 가장 가까운 인공근육을 개발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분자기계가 외부의 다양한 온도변화에도 쉽게 분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성질이 있다는 것도 밝혀내 향후 인공장기로의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문호 소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 인체의 DNA 작동 메커니즘을 이용해 생체 인공근육 시스템을 개발하는 최근 생명공학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 바이오 및 나노디바이스의 상용화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