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 영상디스플레이 3DTV 제조 현장에서 최종 검사 작업이 한창이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04/100414065619_423191012_b.jpg)
14일 경기도 수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장. ‘품질이 최고다(Quality Is First)’라는 큼지막한 슬로건 아래 ‘이건희 안경’으로 불리는 3D 안경을 쓴 직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최종 출하하기 전 막바지 샘플 검사 중이었다. 이어 바로 옆 생산라인에서는 좀 과장해 사전 하나 정도의 3DTV 포장 박스가 거의 2∼3분 단위로 쏟아져 나왔다. 제조그룹 배성희 대리는 “3DTV는 기존 LCD 제품에 비해 두께를 거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였다”며 “TV 중에서 가장 프리미엄급이지만 그만큼 생산라인 길이도 단축됐고 공정도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수원사업장에서 3DTV 생산을 시작한 지 얼추 두 달이 흘렀다. 삼성은 이날 철저히 보안에 가려져 있던 생산 현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수원 TV 생산라인은 총 5개로 이 중 1개 라인에서 3DTV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생산 체제의 유연성을 확보해 5개 라인을 제품 수요와 모델에 맞게 자유롭게 전용할 수 있다. 여차하면 사업장 전체를 3DTV 라인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윤부근 사장은 “삼성이 제일 먼저 지난 2월 3DTV를 발빠르게 내놓았을 때 모든 업체가 놀랐다”며 “부품에서 패널, 칩으로 이어지는 일관체제, 여기에 세트 양산 노하우, 앞선 3D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원사업장에서는 3DTV 46· 55인치 모델 7000과 8000시리즈를 양산 중이다. 이들 제품은 출시 7주 만에 국내 판매량이 1만5000대에 육박할 정도로 생산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최대 히트 작품이었던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 ‘LED TV’ 판매량과 비교해 오히려 26%나 늘었다. 대형 인치대가 많이 팔려 나가 수익은 물론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현장에서 검사 업무를 담당하는 이준영 사원은 “3DTV 주문이 밀려 들면서 라인을 모두 가동해도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3DTV 생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가장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오히려 생산 공정은 훨씬 단순화했다. 이는 이미 공정에서 필요한 대부분 기능을 TV 세트 안에 탑재했기 때문. 가령 삼성 핵심 기술인 ‘3D 하이퍼리얼 엔진’은 그동안 외부에서 수행했던 컬러·명암·모션 등을 TV 자체 내에서 최적으로 제어해 준다. 대신에 품질 검사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3D 동작 검사(Auto Inspection), 3D 안경 검사, 소비자 조건에 맞는 세밀한 검사와 감성 품질을 중점 관리하는 형태로 라인을 바꿨다. 올해 들어 신제품 출시 경향이 슬림·명품화하면서 제조 환경, 정전기, 온·습도 관리 기준도 보다 엄격하게 강화했다.
수원사업장은 이달 말 라인을 새로 정비한다. 최고급 제품 3DTV 9000시리즈 양산을 시작한다. 9000시리즈는 두께가 7.9㎜에 불과하며 전면과 후면을 모두 메탈 소재로 바꿨다. 뒷면을 깔끔하게 처리한 ‘360 디자인’에 명품TV로 이미 출시 전부터 북미와 구주에서 예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사장은 “삼성 TV 신화는 현장에서 지독할 정도로 불량률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량에서는 물론 품질에서도 글로벌 3DTV 시장의 부동의 1위 임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