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14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대우일렉은 11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권단이 엔터코프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인수 가격은 물론이고 인수 이후 브랜드 운영 등의 경영철학 등이 다각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텍코프가 제시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6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대우일렉에 군침을 삼키는 것은 중동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대우라는 브랜드와 과거 삼성, LG와 함께 가전 트로이카의 명성에 걸맞은 백색가전 기술이 매력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터코프는 TV, 세탁기, 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중동 최대 가전업체로, 35세의 다야니(CEO)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엔터코프는 대우일렉을 인수한 뒤 대우 브랜드를 그대로 존속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대우그룹이 시장을 개척한 중동지역이 핵심 거점인 엔터코프는 ‘대우’ 브랜드를 존속시킴과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일렉은 지난 1999년 IMF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된 후 워크아웃에 들어가 11년째 길고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계속했다. 세 차례의 매각 시도가 실패로 끝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자력생존으로 방향을 잡고, 수익성이 없는 사업 분야를 과감히 매각하고 인원을 절반 이상 감축하는 등 뼈를 깎는 시련을 겪었다. 지난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매각을 추진, 우선협상자만 세 차례 선정했으나 인수자와 합의를 이루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대우일렉 직원들은 엔터코프가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