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의보감] 대나무

 촉촉한 봄비가 내리고 나면 대나무의 어린순인 죽순이 제모습을 드러내며 땅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4월부터 5월 초까지가 죽순이 쑥쑥 돋아나는 시기이므로 이맘때에 죽순을 채취해 식탁에 올리면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약선음식이 된다. 죽순뿐만 아니라 대나무 자체도 각 부분이 다 한약재로 쓰일 만큼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데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 약재로서 대나무의 효능에 대해 알고 활용해보자.

 먼저 죽순은 성질이 차고 담이나 가래를 삭이며 위기(胃氣)를 조화롭게 하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소갈을 멎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번열을 없애고 기를 보한다’고 설명돼 있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는 말처럼 죽순에는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어 체내 염분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등에 좋다. 또 가슴에서 열이 나고 울화가 치미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신경이 안정되고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대나무 껍질 중 제일 위 표층을 제거하고 중간층을 긁어 모은 것을 죽여(竹茹)라 한다. 죽여는 열을 제거하는 효능이 좋기 때문에 열과 함께 오는 구토나 딸꾹질, 가래, 출혈 등을 치료한다. 임신 중 질환에도 효능이 좋아 임신구토나 태동불안, 고질적인 해수기침 등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재다.

 대나무잎인 죽엽(竹葉)도 죽여처럼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내리는 효능은 비슷하지만, 생진(生津)시키는 특효를 가지고 있다. 몸안에 진액을 생성하고 잘 돌게 해주기 때문에 열병 후 갈증을 멎게 해주고 소변을 잘 보게 만들어준다. 아이들이 열병을 앓아 입맛이 없고 갈증을 느낄 때 쓰는 좋은 약재며 입안이나 혀가 헐었을 때도 자주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