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환매속 `덩치` 키운 펀드들

최근 대량 환매로 대부분 펀드가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덩치를 대폭 키운 펀드도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코리아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 클래스 C’는 작년 10월13일 13억원에 불과했던 설정액이 지난 13일 136억원으로 무려 880.44% 급증했다. 이 펀드는 신광개토펀드에서 명칭을 바꾼 뒤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펀드 설정액이 많이 늘어난 펀드에는 설정액 자체가 큰 대형 펀드가 상위에 올라가기 마련이어서 설정액 증가율을 살펴보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규모가 작으면서도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는 시장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도 높다.

4대 그룹주에 분산 투자하는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도 159억원에서 1천1억원으로 528.16% 늘어났고,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주식](C/A)’ 역시 37억원에서 214억원으로 480.36% 커졌다. 이들 펀드를 포함해 최근 6개월 동안 설정액이 배 이상으로 늘어난 펀드는 23개에 달했다.

지수 상승률의 1.5배를 추구하는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경우 클래스A, C, Ci, Ce 모두가 300% 이상 설정액이 증가했다. 꾸준한 관심 속에 대형 펀드로 성장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C-F, C-e형이, ’트로스톤칭기스칸증권투자신탁[주식]는 A, C형이,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1[주식]’은 A, Cf형이,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도 C, A형이 배 이상으로 덩치를 불렸다.

전문가들은 환매 장세에서 돈이 들어오는 펀드는 새로 들어온 자금이 수익률을 견인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두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된다고 평가했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펀드 애널리스트는 “설정액 증가보다 증가율을 보는 게 최근 어떤 펀드가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예전에는 추천해 주는 펀드를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투자자 스스로가 수익률이나 운용사를 따져 펀드에 가입해 규모가 작은 펀드가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출입이 심한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운용 전략을 짜기 어려운 반면 새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펀드는 매니저가 운용을 더 잘할 수 있게돼 수익률이 제고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