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성공파도](310)아부하는 인간들 염증나

[지윤정의성공파도](310)아부하는 인간들 염증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이 판을 친다. 강한 쪽에 붙어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뼈에 사무치다 못해 유전인자가 돼버린 모양이다. 박장대소하며 함께 씹어대던 이들이 상사만 오면 안면몰수하고 허리를 굽힌다. 핏대를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던 이들이 사장만 들어오면 접대형 제스처로 급변한다. ‘윗사람에게는 무조건 잘하라’는 지침이 십계명이라도 되는 양 상사의 말에 맞장구치기 바쁘다. 몸을 낮춰 포복하는 아부에 간사스러운 아양을 지켜보다 보면 작년 팔월에 먹은 송편이 다 넘어오려고 한다.

 

 속에 없는 아부를 하면 속이 메스껍다.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은 정말 대단하다고 진심으로 칭찬하면 속이 쓰리지 않다. 흘긴 눈을 감추고 입으로만 하면 ‘아부’지만 마음을 다해 존경하면 우러나온 ‘칭찬’이다. 문제는 남의 우러나온 진심을 교묘한 술수라고 가정하는 내 시각에 있다. 강자라서 아부하고 사장이라서 아양떠는 게 아니라 그들이 더 배울 점이 많고 더 경험이 많아서 칭찬하는 것이다. 열 가지 중에 단 한 가지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그걸 보고 따라야 한다. 배워야 할 것은 무시한 채 안 좋은 것만 곱씹어 봐야 나도 불편하고 타인도 불편하다. 좋은 소식을 전해 오는 까치가 돼야지 늘 불길한 징조를 달고 오는 까마귀가 되고 싶은가. 아부는 원가가 가장 낮은 선물이다. 받는 사람에겐 긍정적 에너지가 되고 삶의 활력이 된다. 현실과 동떨어진 착각을 키우기도 하지만 믿는 대로 실천하는 자기암시가 되기도 한다. 마음먹기 나름이다. 정 윗사람에게만 칭찬하기가 비굴하면 아랫사람, 동료, 만나는 누구에게든 아부하자. 사실과 다른 것을 부풀려 입으로만 ‘아부’하지 말고 심도있게 관찰해 그만의 장점을 마음으로 ‘칭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