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 - 안재동 동서식품 상무

 강산이 세 번 변했다. 안재동 동서식품 전산부 상무가 동서식품 전산실에 입사한지 올해로 꼭 30년째다. 동서식품의 모든 시스템 가운데 안 상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안 상무는 동서식품 설립 이래 IT 부문에서 처음 임원에 오른 사람이기도 하다. 2002년 이사로 승진하면서 동서식품 역사상 첫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된 것이다.

 ◇안전한 제품 주력…RFID 전 제품에 확산=식품 안전 사고는 식품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현재 안 상무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IT 지원이다. 이를 위해 최근 몇 년간 동서식품의 인천과 창원에 소재한 커피 제조 공장을 모두 전자태그(RFID) 기반 제조 환경으로 전환하고 커피를 담아 보관하고 운송하는 롯트 단위에 모두 RFID 태그를 부착해 관리하고 있다. 또 이 RFID 적용을 커피 제품 뿐 아니라 동서식품이 생산하는 전 제품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600㎏ 분량의 커피 가루를 보관하는 박스 단위별로 부착되는 RFID에 재료 성분과 원산지 등 정보를 담아 잘못된 재료 사용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안 상무는 “기존에는 종이에 내용을 적어 박스에 부착하고 이를 떼었다가 붙였다 하는 과정에서 종이가 유실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적히기도 했다”며 “철저한 원재료관리로부터 안전한 제품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이후에는 현재 제조 과정의 로트 단위로만 사용되고 있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완제품 하나하나에 모두 부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안 상무는 “유통업체를 거쳐 낱개 포장 단위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순간까지 RFID로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이같은 일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완제품 단계 RFID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직 RFID 가 적용되지 않은 진천 공장 등으로도 적용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적지 않은 투자비가 필요하더라도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면 선행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IT 거버넌스는 ‘단순’과 ‘효율’에 중점=안 상무가 추진하는 IT 전략의 핵심은 ‘단순함이 최선(Simple is Best)’이라는 문구로 집약된다. 2002년 당시 이사로 승진한 후 첫 중점 프로젝트로 약 1년간 SAP ERP 도입을 진두 지휘했고 그 뒤 10년간 단순함을 신조로 삼아 이 시스템의 최적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안 상무는 “많은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하는 것 보다 현재 사용중인 시스템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또 필요없는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사용률이 낮거나 6개월 혹은 1년마다 사용하는 시스템들은 지속적으로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동서식품은 1981년부터 자사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기 위해 외산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던 얼리어답터였다. 자체개발 방식이 지배적이었던 당시에 외산 패키지를 도입하기 위해 정부의 승인까지 받기도 했다. 당시 정부 허가를 얻기 위해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동분서주했던 안 상무는 “경영진이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일찍부터 IT 도입에 나섰지만 그만큼 IT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엄격한 편”이라며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시스템 도입 이전의 문화적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RP, SCM 과 같은 논리적인 개념보다 실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의지와 업무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통 경영 위한 스마트폰 업무환경 고민=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마트폰 기반 업무 환경 조성에도 신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1차적으로 스마트폰과 사내 이메일 시스템 연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 상무는 “원활한 업무 소통을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실제 통합커뮤니케이션(UC) 등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기술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도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투자대비효과(ROI)를 검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 상무는 “복잡한 사안의 경우 제한된 정보만을 취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상반기 중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스마트폰이 어떤 업무 환경에 효과적인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으로 도입할 스마트폰 후보로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데스크톱 환경 개선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7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윈도7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안재동 상무는

 1981년 동서식품 전산실에 입사했다. 이후 동서식품의 모든 IT 전략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며 2002년 이사로 승진, 동서식품의 첫 IT 임원이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됐다. 이후 SAP ERP 도입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등 IT 역량을 인정받아 2008년 상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