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김중겸 사장이 부임하면서 직원들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통합커뮤니케이션(UC) 환경 구축에 나섰다. 김 사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시작된 UC 구축 사업의 첫 단계는 IP기반 영상회의 구축이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 한달동안 무려 국내외 사업장 250여군데에 폴리콤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건설업계 최초이자 최단 기간에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음성과 데이터 네트워크의 통합을 통한 IP텔레포니 환경을 먼저 구축한 뒤 IP기반 영상회의로 확대해 나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현대건설은 반대로 영상회의를 기반으로 통신 인프라 등을 개선해 UC 환경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UC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씨엔아이 남효정 차장은 “건설업무의 특성상 본사와 현장이 물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대면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상대적으로 우선시 됐다”며 “특히 경영진측에서 상투적인 주간·월간 보고가 아닌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내외 전 현장에 IP기반 영상회의시스템 도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영상회의시스템 구축을 통해 실시간 정보공유는 물론, 보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회의 진행 시 각 사업장에 설치된 CCTV와도 연동해 현장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실시간으로 직접 파악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내리는 등 신속한 의사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영상회의는 인터넷생중계시스템을 통해 전사 직원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IP기반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 작업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 바로 네트워크 이슈였다. 해외 사업장의 경우 각 지역별로 네트워크 환경이 극과극이었고, 단순한 인터넷 설치 작업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애를 먹었다. 특히 리비아와 쿠웨이트 등 일부 나라에서는 통신장비 신고제로 인해 현지에 영상회의시스템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일부 지역은 H.323 통신 프로토콜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지 않아 터널링 기법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남효정 차장은 “해외 현지의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WAN 가속기와 QoS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건설은 주로 경영층을 중심으로 활용했던 IP기반 영상회의를 직원 개인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각각의 PC에 로엔드급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해 언제 어디서나 직원들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그룹웨어를 동시에 구축해 새로운 메신저 등 다양한 협업 툴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연동할 예정이다. 현재 CEO가 온라인상에서 결재문서와 지시사항을 입력하면 그 즉시 해당 중역에게 SMS와 이메일 등으로 내용이 전달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 또한 차세대 그룹웨어를 구축하면서 보다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차세대 그룹웨어 구축 작업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짓고 나서는 기존 통신 인프라를 IP PBX와 IP폰 등 IP텔레포니 환경으로 교체해 유무선통합(FMC)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남 차장은 “새롭게 구축되는 그룹웨어와 영상회의 시스템을 연동하고, 프레즌스 서비스까지 적용해 올해 안으로 UC의 기반 시스템을 모두 구축 완료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FMC까지 도입 완료되면 현대건설이 구축하고자 하는 UC 환경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1년여간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해 전체 출장 건수의 15% 이상을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등 총 7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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