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 매출규모가 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 수익성은 소폭 개선됐다.
한국은행은 15일 1386개 상장사와 98개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9년 상장기업 경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0.1% 줄었다.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3년 -0.4%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58원을 벌은 셈이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전년보다 2.7%포인트 증가한 5.7%를 기록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세전 순이익률은 국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6.7%와 7.6%에는 못 미쳤다. 매출액 감소 폭은 대기업(-0.1%)보다 중소기업(-0.2%)이 컸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대기업(5.9%)이 중소기업(4.5%)보다 높았다. 수출기업은 매출액이 1.0%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1.2%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수출기업(5.9%)이 내수기업(5.8%)보다 좋았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377.7%로 1년 사이에 76.3%포인트 급락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32.3%로 1.4%포인트 커졌다. 매출액 대비 이자 비용 규모를 보여주는 금융비용 부담률은 1.6%로 2003년 2.3%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들의 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렇지만,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수입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 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가리키는 현금흐름 보상비율은 66.9%로 12.7%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말 현재 상장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0.8%로 1년 전보다 8.1%포인트 하락했지만 2007년 85.3%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부진은 2008년 매출액이 21.5% 급증한 것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며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 부진 여파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