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IT株 ‘담아야 하나, 덜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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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고점을 돌파한 이후 오락가락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수출 IT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간판 IT주의 기본기가 좋아진 만큼 추가 상승에 베팅하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수급·환율 등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15일 코스피는 0.49%(8.58포인트) 오른 1743.91으로 마감하며 연중 고점을 새로 썼다. 역시나 대형 IT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일 큰 폭으로 상승했던 삼성전자(1.18%)와 LG전자(0.40%), LG디스플레이(0.23%) 등 IT주들이 또다시 상승을 이어갔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시들해지면서 IT주들이 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의 관심은 여전히 대형 IT주에 머물러 있다. 외국인의 매수로 대형 IT주가 오르면 코스피가 따라 오르고, 외국인의 매수가 주춤하면 대형 IT주와 함께 장이 주저앉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 IT주를 여전히 담아도 좋다는 견해에는 외국인의 러브콜이 지속될 것이란 확신이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행렬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출주를 선호하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는 역시 수출주의 반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상승 곡선을 타면서 수출 IT주의 호실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도 이견이 없다. IT기업의 비수기인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데 이어 하반기까지 실적 모멘텀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하지만 환율과 개선된 국내 경기를 감안하면 이제 내수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올해 GDP성장률 전망을 4.6%(지난해 말 전망치)에서 0.6%포인트 끌어 올린 5.2%로 제시했고, 14일 발표된 3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8%포인트 낮은 4.1%로 내수 경기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원화가치의 상승과 엔화가치의 하락은 수출 IT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원화의 고공행진이 당장 수출을 꺾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IT 업종과 자동차 등 시장 주도주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3월 이후 높은 주가수익률을 고려할 때 추가매수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반면 지수 상승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았지만 향후 투자매력이 높은 내수주를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