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돌풍에 힘입어 올해 초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통신주가 증시에서 소외되고 있다.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초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반납하고 하락하는 모습이다.
16일 증시에서 KT는 0.65%(300)원 오른 4만6100원으로 마감했다. KT는 최근 주가가 내리면서 1월 27일 고점을 찍은 5만600원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 19만원을 바라봤던 SK텔레콤의 주가도 17만원 초반으로 내려 앉았다. 같은날 SK텔레콤은 전거래일 1.13%(2000원) 하락한 17만4500원을 유지하며 장을 마쳤다.
◇1분기 실적 “실망”=1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통신주 주가를 끌어내렸다. 통신주가 연초 상승 랠리를 편데는 올해부터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주춤했던 실적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자리했다. 하지만 통신사간 마케팅 경쟁으로 실적 개선이 늦어지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다.
키움증권은 KT의 1분기 실적을 매출액 4조7900억원, 영업이익 5194억으로 전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6.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3.2%나 감소한 성적표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KT가 4개월 만에 아이폰을 연간 판매 목표치인 50만대 이상 팔아치우면서 통신시장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이슈를 몰고 왔지만 시장 과열 경쟁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또한 전년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증권은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액을 3조300억원, 영업이익은 4759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 가량 늘었지만 이익은 15% 넘게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준 유진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2009년 3분기 수준까지 마케팅비용이 상승했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가입자 보조금 총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줄기차게 통신주의 발목을 잡았던 요금 인하 이슈도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SK텔레콤이 초당 과금제를 도입한 이후 KT도 이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통신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2분기부터 실적 개선, 밸류에이션도 낮아=업종 애널리스트들은 그럼에도 통신주를 사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4월부터 실시되는 ‘마케팅 비용 상한제(방통위 가이드라인은 2010년 22%, 2011년 이후 20%로 제한)’로 실적 개선이 확실시 되며,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다.
특히 마케팅 비용 상한제는 통신사 간 극한의 보조금 경쟁을 줄여 실적을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높은 평균요금(ARPU)이 맞물려 실적 개선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3월 주가 조정으로 예상 가능한 실적 부진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신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상태로, 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평균요금이 상승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주가에서는 통신업종 전반에 비중 확대 관점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26∼30%에 달하는 마케팅비용 비율이 22%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단기 이익 개선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2분기에 대한 기대로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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