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허문명의 발상지인 고도 ‘시안’시가 ‘녹색’ 페달을 강하게 밟고 있다. 화두는 우리나라처럼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몇 년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산시성의 성도인 시안은 인근의 항공, 우주비행, 기계, 전자, 경공업과 방직업을 중심으로 산업화된 도시. 중국 한, 수, 당나라의 수도였던 ‘창안’이 바로 이곳이다. 1300년간 중국 수도였기에 땅만 파면 유물이 쏟아진다는 말이 나오는데다 진시황 병마용이 인근에 위치해 관광 수입이 꽤나 좋은 도시 중 하나다.
그러한 시안이 최근 들어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과 투자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태양광과 산업단지에 금융산업을 접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곳 역시 굴뚝산업은 끝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칭다오와는 또 다른 특색이다. 첨단산업도 산업이지만 생태구 조성과 함께 국제 금융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시안은 인근의 풍부한 석탄 및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세운 발전소 덕에 ‘전기’에너지가 넘쳐난다. 이로 인해 제조업 분야 개발이 상당 부분 무분별하게 진전된 탓에 5년 전부터 도시 전체를 새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지향점은 ‘녹색성장’ 생태도시다.
최근 시안시가 공을 들여 조성 중인 찬바 생태구는 면적만 1억2900만㎡(약 3900만평)이다. 이곳에 500억위안(약 9조원)을 투입했다.
창양 산시성 건설청 부청장은 “정부의 지원이 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주로 외국 투자 유치를 받아 산업구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안 찬바강개발유한공사의 왕궁리 부주임은 “도시 전체를 생태화된 산업물류기지로 조성한다고 보면 된다”며 “녹색, 물, 꽃이 찬바의 테마”라고 설명했다. 흡사 우리나라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을 합쳐 놓은 듯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테마가 중국에서도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에서 기업을 운영하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우안에서 IT기업을 운영 중인 박병선 HIT 하이-테크 대표(대덕 한·중비즈포럼 회장)는 “중국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제조업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그 변화가 올해 급격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안은 IT라는 언급을 하기는 부담스럽고, 기초적인 전자 및 전기 산업이 형성돼 있다고 보면 알맞다”며 “기업의 자동화가 이루어진다면 굳이 중국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시안(중국)=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