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기업 제일메디칼코퍼레이션 박재일(54) 회장은 500평 규모의 사옥에 벽화, 조각상, 조형물 등 300여 종의 전통 문화 작품을 전시해 놓고 비지니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회장은 “외국 바이어를 포함해 우리 회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일일히 작품을 소개하면 대부분 감동에 빠지게 된다”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의 제품을 설명하고 마케팅한다. 이것이 곧 문화마케팅”이라고 표현했다.
박 회장은 회사 의료기기 제품과 역사적 작품을 연계해서 전시해 놓고, 이를 섞어가며 설명한다. 실제 박 회장의 안내에 따라 회사를 투어하는 데만 꼬박 1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이곳을 찾은 유명인사도 많다. 지난해 말 정운찬 총리를 비롯, 2008년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 10여 명이 방문했다. 미국 네바다주 핸더슨시의 시장단도 제일메디칼을 방문했다.
오는 7월에는 일본의 한 거래 업체와 자국 내 의사 25명이 이곳에서 세미나 개최를 계획하는 등 매년 수십 명의 외국 손님이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영업력은 회사 실적에도 한 몫 했다. 2000년 법인으로 설립해 52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이 회사는 의료기기 전문업체로 치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등에 관련 제품을 생산·수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치과 교정용 스크류(Screw)인 듀얼-톱(Dual-Top) 제품, 구강악안면외과 제품 GBR(Guided Bone Re generation) 등을 개발해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50여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4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하는 등 1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에는 이노비즈협회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히든 챔피언 동상’을 수여받게 된다.
박 회장은 지금의 자신과 회사의 모습은 우리의 과거를 탐구하고 접하면서 많은 걸 깨닫는다고 한다.
그는 “(회사 한켠에 위한 650년된 주목나무를 가리키며) 저 나무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산다는 주목나무”라며 “저 나무는 자라면서 나무의 속을 비워 오래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자신의 욕심을 버리면 한결같은 모습으로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