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대한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빅3’가 10년 만에 정보기술(IT)의 새 판을 짠다. 2000년대 초 나란히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이들 3사는 올해와 내년을 전후로 후속 사업에 해당하는 2기 차세대 사업을 진행한다.
10년 전 차세대사업의 초점이 업무 시스템 개선에 맞춰졌다면 앞으로 10년의 지향점은 단순 업무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 교보생명 상무는 “IT가 업무처리만 지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정보 분석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으로 금융 시장에서 비즈니스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2년 차세대사업을 통해 구축한 ‘신보험시스템’의 차기 사업으로 ‘V3’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00년대 이전의 V1, 통합 정보시스템을 구현한 신보험시스템 V2에 이어 V3로 또 한번의 도약을 꾀한다. 교보생명은 늦어도 다음달 중 V3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V3 프로젝트는 과거 사내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에 주력했던 V2와 달리 ‘마케팅 실행 능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된다.
한발 앞서 2기 차세대시스템사업에 착수한 삼성생명은 지난달 1차 시스템을 가동한 데 이어 오는 9월 최종 구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주 사업자인 삼성SDS와 함께 사업을 진행했다. 기간계 서버시스템은 HP 유닉스서버가 쓰였다.
삼성생명도 새로운 시스템 가동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을 비롯한 달라진 금융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내년 초 경기도 죽전 한화그룹 데이터센터에 IT인프라의 새 둥지를 마련한다. 회사의 IT인프라가 현재 전산실로 사용 중인 여의도 63빌딩을 떠나는 것은 1985년 5월 이후 16년 만이다. 대한생명은 그룹 차원의 데이터센터 통합 운영으로 보다 효율적인 IT인프라 환경 구현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 2003년 가동한 차세대시스템 ‘NK21’의 차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인프라 교체 중심의 사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18일 대한생명은 “아직 차기 사업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