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개발될 다관절 복합이동 해저로봇. 여러개의 발로 해저바닥을 걸어다닌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04/100419024545_700318882_b.jpg)
천안함 사고를 계기로 조류가 거센 바다 속에서 침몰선박을 찾을 수 있는 해저로봇 개발이 본격화된다.
국토해양부는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총 200억원을 투입해 ‘다관절 복합 이동 해저로봇’을 개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될 해저로봇은 프로펠러로 이동하는 무인잠수정(ROV)이 아니라 해저바닥에서 갑각류처럼 다리로 걸어다니는 형태다.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에서 무인잠수정은 조류가 거센 바다 속에서 정밀한 위치제어가 어려운 문제점이 노출됐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지난주부터 6000m급 무인잠수정 ‘해미래·사진’를 천안함 침몰현장 주변의 파편수색에 투입했지만 거센 조류와 혼탁한 시계로 인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해저바닥을 걷는 수중로봇은 악조건에서 침몰선박을 찾거나 파편을 수거하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1단계인 2012년까지 수심 200m 이내 연근해 해저에 밀착해 보행하면서 잠수부를 대신하는 천해용(淺海用) 다관절 해저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2단계로 2015년까지 110억원을 투입, 수심 6000m 까지 작업이 가능한 심해용 해저로봇도 실용화할 예정이다. 해저로봇의 수중 보행속도는 초속 0.5m 내외다. 시계가 확보되지 않는 악조건에서도 초음파 카메라, 멀티빔 소나 등 첨단 음향장비로 수색작업이 가능해야 한다.
해양수산연구원의 전봉환 박사는 “해저바닥을 걷는 수중로봇은 프로펠러, 캐터필러로 이동할 때보다 부유물이 뜨지 않아서 훨씬 정확한 수색작업이 가능하다. 발이 달린 수중로봇은 아직 해외서도 연구 중인데 우리가 먼저 실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해저로봇의 1단계 개발이 끝나면 2013년부터 우리나라 연근해의 침몰선박 탐색과 구난, 해저플랜트 작업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해저로봇 연구개발 수행기관은 다음달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의 연구개발과제 공고를 통해서 선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 사고를 계기로 해저로봇 개발사업예산을 당초 100억원에서 두 배 늘렸다”며 “위험한 수중에서 사람 대신 작업하는 해저로봇이 나오면 향후 해양사고 발생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