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비시장 소형 제품으로 평정"

"국내 내비시장 소형 제품으로 평정"

 “내비게이션(이하 내비) 화면은 7인치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십시오.”

 권오승 미오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45)이 소형 인치 내비 시장을 중심으로 ‘미오’ 명성 회복에 나섰다. 미오는 대만에 본사를 둔 글로벌 내비 업체. 아시아 지역에서 줄곧 수위를 달려왔으며 지난해 4분기 팅크웨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권 사장은 20일 “한국 팅크웨어, 일본 산요와 같이 내비 시장은 주로 토종 업체가 주도하지만, 미오는 대만 브랜드로 아시아 전역에서 고르게 시장을 평정한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미오’ 브랜드는 국내에도 낯설지 않다. 2006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기 전 2002년에서 2005년까지 50%가 넘는 점유율로 줄곧 시장 1위를 지켰다. LG상사가 미오 제품을 취급하던 시절이었다. LG와 계약을 끝내고 2006년 국내에 직접 진출했지만 ‘토종’ 내비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내부보다는 외부 요인이 컸습니다.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2000년 초반 만해도 토종 브랜드가 거의 없었지만 이후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서비스·가격 모든 면에서 외산 브랜드가 감당하기에 힘든 시기였습니다.”

 ‘숨 고르기’를 끝낸 미오는 올해부터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크게 올려놓을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좀 기형적인 구조입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7인치 제품이 대세입니다. 게다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복합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더욱 특이한 점은 대부분 나라가 하드웨어 브랜드 중심인데 반해 유일하게 지도 제작 소프트웨어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권 사장은 세계 내비 시장 주류인 ‘4.7인치’ 즉 5인치 이하 제품을 주목하고 있다. 내비 핵심 기능만 탑재해 가격도 10만 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당장 내달 3.5인치 5개 모델을 내놓는다.

 “3.5와 4.7인치 제품에서 승부를 볼 생각입니다. 소형 인치에서는 가장 제품 라인업이 탄탄합니다. 소형차와 자전거 이용자가 늘면서 전망도 밝습니다. 아직은 연간 2만대 정도를 파는 수준이지만 매 분기 점유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권 사장은 2007년부터 미오코리아 대표를 맡았지만 내비와 인연을 맺은 건 수년 전이다. 2000년대 중반 소니코리아 재직 당시 휴대용 내비 일종인 ‘PNA’ 아이디어를 본사에 내 본사 차원에서 처음으로 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이 제품은 다른 사업부와 마찰로 개발을 끝마치고도 출시는 못했지만 그만큼 시장에 대한 안목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권오승 사장은 “올해를 국내에서 새로운 미오 브랜드를 만드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st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