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보안운송장 시스템 첫 도입

 현대홈쇼핑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보안운송장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제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통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대홈쇼핑(대표 민형동)은 전자문서교환(EDI) 서비스인 보안운송장 시스템을 다음달 중순부터 정식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케이비투비텔레콤이 솔루션 공급·시스템 운영을 맡고 LG CNS가 구축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대홈쇼핑은 고객의 성명·집주소·휴대폰 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 DB를 벤더·택배사에 통째로 넘겨주지 않아도 된다. 현대홈쇼핑은 주문자 정보를 중개 시스템 서버에 저장하면 벤더사는 이를 일회용 운송장 스티커로 출력해 택배사에 넘긴다. 운송장 스티커는 단 한 차례만 출력할 수 있어 배달 제품에 붙이는 용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운송장 건수를 기준으로 전체 배송 물량 중 17%에 이를 적용하며 순차적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보안운송장을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하고 향후 오프라인 운송장도 암호화할 방침이다.

 

 ◇뉴스의 눈

 현대홈쇼핑의 보안운송장은 개인정보보호 유출 방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08년 12월부터 본격 시행된 정통망법 개정안에 부합한 조치로 업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통망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다량 보유한 사업자는 접근 통제·접속기록 위변조 방지·암호화 등에 나서야 한다. 현대홈쇼핑은 이런 기술을 모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고객 DB가 통째로 벤더와 택배사에 넘어가는 것 자체를 막았다.

 기존에는 택배사가 직접 운송장을 출력했기 때문에 유통업체들과 벤더들은 어쩔 수 없이 개인정보를 택배사에 넘겨야 했다. 택배사가 이를 파기하는지를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보안운송장이 도입되면 택배사는 개인정보 DB가 아닌 일회용 운송 스티커만 받을 수 있어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회용 스티커로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운송장 자체를 암호화하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aaS 서비스를 유통업계에 적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운송주체와 주문 정보 등 DB를 공유하기 위해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만 벤더 중 IT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기업도 적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훈 현대홈쇼핑 정보전략팀장은 “SaaS 방식을 도입하면 운송장 발급 건수만큼만 비용을 내면 돼 벤더들의 참여도도 높을 전망으로 영세기업의 IT시스템을 지원해 일관된 유통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